국제 국제일반

또 디폴트 불거진 그리스… 伊·스페인까지 불똥 튀나

집권당 선거 패배로 긴축 이행 좌초 위기

6일(현지시간) 치러진 그리스 의회 총선거 결과 지난 2월 가까스로 긴축안을 통과시킨 연립정부가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데 실패함에 따라 그리스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가 재점화됐다.

이날 총선에서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신민당과 사회당(PASOK)은 각각 108석과 41석을 얻는 데 그쳤다. 이는 과반수 확보에 필요한 의석(151석)에서 두 석 모자란 수다. 연립정부가 그리스 의회에서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필요한 과반 확보에 실패함으로써 그리스 연정은 사실상 붕괴했다. 이들은 정치권을 향해 친유럽연합(EU) 성향의 보다 광범위한 연정 구성을 제안하고 나섰지만 다른 정당을 끌어들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실정이다. 연정 구성에 실패할 경우 다음달로 예정된 2차 긴축재정 프로그램 이행도 좌초될 위기에 처한다.


반면 긴축 정책에 회의적인 입장을 표명해온 야당은 전체 의석의 68%를 차지하며 약진했다. 특히 터키와의 국경지대에 지뢰를 깔자는 제안을 하는 등 극단적인 성향을 보이는 황금새벽당은 8%의 득표율로 의회에 입성해 앞으로 정치는 물론 경제, 사회 전반에 적잖은 파장을 몰고올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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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소재 CMC마켓의 파브리스 쿠스테 대표는 "그리스 연정이 구제금융 합의 내용을 재협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며 "이는 유로존이 또다시 전면적인 위기 모드로 복귀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이 같은 그리스발 혼돈이 이탈리아와 스페인까지 번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찰스 그랜트 유럽개혁센터 대표는 "그리스가 2차 긴축재정 프로그램 이행에 실패해 유로존 탈퇴라는 극단적인 처방을 내리면 그간 그리스 뒤에 숨어 있던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채권단 등에 의해 공격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또 "스페인의 경제 규모가 그리스와 비교되지 않기 때문에 여러 면에서 큰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런던 소재 로이드TSB의 금리 전략가 아킬레아스 게오르고플로스는 "주식보다는 채권에서 신호가 올 수도 있다"면서 스페인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머지않아 마지노선인 7%에 다시 육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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