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게이니처럼 '베이스볼 그립'으로 장타 쳐볼까

야구 배트 잡듯…파워 전달 좋아 거리 늘릴 수 있지만 방향성 약점 <br>피닉스오픈 FR 순연 속 양용은 공동 9위

‘PGA 투어에도 베이스볼 그립 선수가 있네.’ 7일(이하 한국시간) 애리조나주 피닉스 인근 스코츠데일TPC(파71ㆍ7,216야드)에서 계속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피닉스오픈에서 골프 팬들의 눈길을 끈 선수는 단연 토미 게이니(36ㆍ미국)였다. 2부 투어 출신으로 올해 본격적으로 데뷔한 게이니는 이상 한파로 파행을 겪다 최종라운드가 현지시간 월요일로 순연된 이번 대회에서 줄곧 선두권을 달렸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야구 배트를 잡는 듯한 베이스볼 그립으로 클럽을 휘두르는 모습이 화제가 되고 있다. 열 손가락으로 쥔다고 해서 텐 핑거 그립, 또는 팜(손바닥) 그립으로도 불리는 베이스볼 그립은 프로 골퍼들에게서는 좀처럼 보기 힘들다. 가장 일반화된 오버래핑 그립(왼손의 검지 위에 오른손 새끼손가락을 올려놓는 방법)이 등장한 1900년대 초 이전까지 사용됐던 ‘원초적’ 그립이라 할 수 있다. 게이니가 베이스볼 그립 유행을 불러 일으킬지 관심이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이 그립법의 최대 장점은 장타를 내는 데 유리하다는 것. 오른손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만큼 힘의 전달이 좋기 때문이다. 임팩트 구간에서 오른쪽 팔뚝을 회전할 수밖에 없어 파워가 추가적으로 증대된다. 이 같은 팔 동작은 클럽페이스를 직각으로 되돌리기도 쉬워 슬라이스도 막아준다. 상체를 약간 더 숙이는 자세로 인해 스윙궤도가 평탄한 드라이버나 롱ㆍ미들 아이언 샷에 유리하다. 거리가 짧거나 슬라이스로 시달리는 골퍼, 손이 작은 골퍼들은 시도해볼 만하다. 실전에서 사용하기가 부담스럽다면 연습장에서 오른쪽 팔과 손의 감각을 익히는 데에 활용해도 좋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골프전설 게리 플레이어(75)는 여성 골퍼에게 이 그립을 권하고 있다. 베이스볼 그립의 문제는 방향성이다. 양손이 떨어져 있어 일체감이 떨어지고 오른손의 컨트롤이 어려워 슬라이스는 덜 나지만 훅이 자주 발생하는 등 정확도에 단점이 있다. 실제로 게이니는 올해 앞서 출전한 3개 대회에서 모두 컷오프됐으나 드라이버 샷 평균 300.4야드(12위)를 기록 중이다. 반면 페어웨이 안착률은 120위(55.86%)에 머무르고 있다. 어린 시절 야구를 좋아했던 게이니는 독학으로 골프를 치면서 야구 그립을 하게 됐다. 양손에 장갑을 끼고 퍼팅을 할 때에도 벗지 않아 ‘양손 장갑(Two Gloves)’라는 별명을 가진 그는 이날 13번홀 버디 퍼트를 남겨둘 때까지 1타를 잃어 중간합계 16언더파를 기록, 경기를 마친 비제이 싱(피지) 등과 함께 공동 2위에 자리했다. 지난달 소니오픈에서 우승한 마크 윌슨(미국)이 게이니와 동반하며 2타를 줄여 단독 선두(18언더파)를 달렸다. 양용은(39)은 3개 홀을 남긴 가운데 중간합계 14언더파로 공동 9위에 올라 톱10 입상 기대를 부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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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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