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비롯한 전세계 증시가 활황을 보이자 은행들이 치열한 주식형펀드 판매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정부가 해외펀드의 주식매매 차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주기로 결정함에 따라 해외 주식형펀드 판매도 늘어나는 추세다. 23일 금융계에 따르면 주식시장이 연일 사상 최고치 행진을 거듭하자 은행들도 판매 수수료 수입을 늘리기 위해 주식형펀드 판매를 크게 확대해나가고 있다. 올 들어 펀드 판매에 주력하고 있는 신한은행의 경우 주식형펀드 잔액이 이달 18일 현재 6조7,742억원으로 지난해 말 5조417억원에 비해 무려 34%(1조7,325억원) 증가했다. 특히 5월 들어서 판매된 규모만도 5,209억원에 달해 공격적인 영업전략이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신한은행은 특히 장기투자 상품인 ‘적립식펀드’ 판매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영업점을 평가할 때도 ‘신규 적립식펀드 유치’에 대해 높은 점수를 줄 정도다. 또 지난해에는 BNP파리바와 SH자산운용 등 그룹사의 상품을 위주로 판매했지만 올해부터는 미래에셋ㆍ삼성투자신탁운용 등 다른 상품 운용사의 펀드로 판매 대상을 늘려나가고 있다. 이밖에 매월 ‘시너지세일즈데이’를 열어 영업점 직원들을 대상으로 주식형펀드에 대한 교육도 병행 중이다. 우리은행은 경쟁사에 비해 취약했던 펀드 판매 역량을 크게 강화하고 있다. 해외펀드 주식매매 차익에 대한 비과세 방침에 따라 해외 주식형펀드 상품 판매를 늘려나가는 중이다. 올해 들어서만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는 해외 주식형펀드를 14개나 새로이 선보였을 정도다. 특히 펀드 판매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PB사업단 내 펀드지원팀이 각 지점을 돌며 판매 교육을 진행 중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2003년부터 중점적으로 판매했던 적립식펀드의 환매 수요가 몰리는 것을 감안해 새로운 펀드 상품을 확대하는 동시에 환매 자금을 다시 유치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펀드 상품을 지난해 말 161개에서 올 4월 말까지 176개로 확대했다. 해외펀드의 강자인 씨티은행은 올해부터는 해외뿐 아니라 국내 주식형펀드 상품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씨티은행은 이를 위해 미래에셋 등 높은 경쟁력을 자랑하는 자산운용사의 상품 판매를 늘릴 방침이다. 씨티는 주식형펀드 상품을 지난해 말 180개에서 이달 18일까지 191개로 늘린 데 이어 이달 말가지 8개 상품을 추가할 계획이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자금 조달비용이 높아진데다 대출도 여의치 않아 수익 확대에 한계를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 짭짤한 판매 수수료를 챙길 수 있는 주식형펀드는 ‘가뭄 속 단비’나 다름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