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노조의 경영참여 득보다 실이 크다

현대자동차의 노사합의를 계기로 노조의 경영참여문제가 노사관계의 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다. 더구나 새로운 노사관계를 위한 `로드 맵`을 만들고 있는 참여정부는 노조의 경영참여를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노조의 경영참여를 둘러싼 논란이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노조의 경영참여에 대한 당사자의 입장은 확고하기 때문이다. 재계를 비롯한 기업은 반대하고 있고, 노조는 경영참여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자연히 정부가 어떤 입장을 취하게 될지에 관심이 집중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노조의 경영참여는 참여정도에 따라 크게 세가지로 구분된다. 가장 낮은 단계는 경영정보의 공유이다. 일부 경영비밀에 관한 정보를 제외하고 노사간에 경영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노사간 신뢰 구축과 경영의 책임성과 투명성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는 등 여러가지 순기능이 있다는 점에서 크게 문제될 것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노조의 위상이 높아지고 경영의 투명성이 중요해지면서 기업의 이해관계자인 노사간에 경영정보를 서로 공유하는 것은 운용하기에 따라 기업의 성과를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노조 경영참여의 두번째 단계는 현재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협의 단계이다. 이 협의 단계는 네델란드를 비롯한 일부 유럽국가에서 시행되고 있기는 하지만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협의라는 말 자체만 놓고 보면 크게 문제될 것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지금처럼 기업환경이 급변하고 신속하고 전문적인 경영판단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지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와의 협의는 기업경영의 의사결정을 지연시킬 공산이 크다. 더구나 우리처럼 노사간 불신의 골이 깊고 대립적인 노사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에서 협의가 단순한 협의로 끝나지 않고 노사갈등의 새로운 불씨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마지막으로 합의 단계는 말 그대로 노사공동 경영을 말하는 것으로 기업경영의 세계적인 추세에도 맞지 않을 뿐더러 경영권의 심각한 침해와 제한을 초래해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지적된다. 일부 기업들에서 이 같은 노사 합의제를 시행하고 있는 독일에서 노사합의제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강하게 일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논의를 종합하면 이론적으로나 경험적으로 정보공유 단계 이상의 노조의 경영참여는 득보다 실이 크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노조의 경영참여문제는 경영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국제기준에 입각해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임웅재기자 jael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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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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