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CEO 칼럼] 기업과 주인 의식


송원그룹_김해련_회장


필자가 경영자 모임에 가서 항상 느끼는 점은 종업원들에게 주인의식이 없다며 고용주들이 답답해한다는 것이다. 주인을 사전적 용어로 풀이해보면 소유자로 직원들은 실제로 회사 소유자가 아닌데 어떻게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할까. 대부분의 경영자들이 가장 고민하는 사안이다. 우리사주나 스톡옵션 등으로 주식 일부를 공유하게 하거나 회사의 이익금을 인센티브 제도로 재분배하기도 하고 다양한 복지혜택을 제공하면서 직원들의 주인의식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으나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는 회사들은 별로 없다. 직원들은 대부분 주인의식을 가지고 주체적·발전적으로 혁신하고 고용주에게 자신의 생각을 관철시키기보다는 수동적으로 고용주의 의중을 살펴 잘 맞추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반해 경영자들은 직원들 스스로 긍정적인 열정을 바탕으로 혁신하고 발전하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꿈일 것이다. 어떻게 하면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자발적으로 열정을 다하는 회사를 만들 수 있을까.


최근 정보기술(IT) 기업 마이다스아이티는 '직원이 주인인 회사'라는 기업문화를 통해 좋은 경영실적을 보이면서 이슈가 되고 있다. 인본주의경영을 내세우는 이 기업은 잘 먹고 잘 자는 것과 같은 기본욕구를 충분히 만족시키는 것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다.

복지 만족감이 주인의식 고취


직원들은 뷔페식 구내식당에서 레스토랑 부럽지 않은 식사를 할 수 있으며 자녀교육비, 가계 및 전세자금 대출 등을 지원받아 재정적 부담을 덜 수 있다. 회사가 이러한 복지를 시행하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 욕구가 충족된 다음에 더 높은 가치를 추구할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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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경영하는 송원그룹도 창업자인 선친이 40년 전 창업했을 때부터 직원처우에 남다른 정성을 쏟았다. 37년 전 작은 중소기업이 처음으로 이익을 내던 때 직원들의 자녀교육비를 대학까지 지급해주고 집이 없는 직원들을 위해 사택을 제공했다. 창업주는 직원들의 자녀교육과 주거 문제가 해결되면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선친은 개인보유 주식을 장학재단을 통해 국가에 헌납한 바 있다. 또 30년 동안 사회적 도움이 필요한 602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 72억원을 지급했다. 최근 필자는 선친의 회사를 승계했다. 송원그룹의 핵심역량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필자는 주저 없이 송원의 기업문화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러한 기업문화를 유지하고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미국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는 욕구단계설에서 인간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 이루고 싶은 것을 스스로 성취하려는 마지막 5단계 자아실현의 욕구까지 도달해야 심리적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마케팅의 대가 필립 코틀러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마켓 3.0'에서 이제는 제대로 된 영혼을 가진 기업, 사회적 가치를 같이 실현하고 공생하는 기업만이 살아남는다고 주장했다.

자긍심 심어 자발적 혁신 이끌어야

직원들이 미래의 꿈을 함께 그릴 수 있는 회사, 그들이 하는 일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회사만이 자발적 주인의식이 생기는 회사가 될 수 있다. 그래서 필자는 일단 첫 번째 관문으로 직원들에게 직접 리서치를 해보려고 한다. 직장인으로서 그들의 꿈은 무엇인가, 꿈을 이루기 위해 회사와 본인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가부터 정확히 파악해야 직원 스스로 주인의식을 갖고 열정을 발휘하는 기업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직원들을 적극 동참시켜 그들의 의견도 최대한 반영하는 장학회를 만들고 싶은 꿈도 있다. 그들의 노력 일부가 사회적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잘 분배되는지 확인하며 긍지를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싶기 때문이다.

지속성장 가능한 기업이 되려면 신수종 사업을 잘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직원 스스로 미래를 꿈꾸고 자신의 노력으로 사회적 가치에 기여하며 자발적 혁신으로 미래를 창조하는 기업문화를 만드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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