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과 대한투자증권이 분할 매각된다.
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5일 “한투와 대투를 묶어 팔지 않고 따로따로 매각하기로 결정했다”며 “이 같은 내용을 담아 국내외 70개 금융기관에 인수의향서를 발송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묶어 팔 경우 두 증권회사를 인수한 회사의 시장점유율이 급격히 커져 그에 따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많아 분할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물론 인수희망자가 통합인수를 강력히 희망하고 인수가액을 높게 제시할 경우 통합 매각하는 방안도 가능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한투와 대투를 별개의 회사가 인수할 가능성이 커졌고 인수가액도 상대적으로 낮아질 전망이어서 인수희망회사들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인수희망회사가 많아지면 인수경쟁률이 높아져 개별회사의 매각가격이 높아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정부가 인수의향서를 보낸 업체는 국내업체의 경우 동원금융지주ㆍ미래에셋증권ㆍ삼성증권과 국내은행 등이며 해외의 경우 현투증권 매각협상에서 밀린 미국 AIG 등 투자은행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경제부의 한 당국자는 “오는 3월15일까지 인수제안서를 접수한 후 4월19일까지 인수희망회사에 실사하게 할 방침”이라며 “5월10일 최종 입찰서를 받고 6월21일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당초 계획했던 대로 상반기 안에 매각을 완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분할매각이 결정됨에 따라 한투와 대투는 물론 대우증권까지 패키지로 묶어 국내외 업체에 매각, 대형 증권사를 육성하겠다던 정부의 계획에는 일단 차질을 빚게 됐다. 특히 그동안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됐던 삼성증권이 뜻밖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여 몰아주기라는 비판을 피하면서 추후 우리금융지주 인수를 노린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두 증권회사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규모는 우선협상대상자와의 협상을 통해 최종 결정된다.
<정승량기자 schu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