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한 한국 야구대표팀이 아쉽게도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정말 잘 싸웠다.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에 이어 이번 대회의 선전으로 한국 야구의 매서운 맛과 저력을 세계에 알리고도 남았다. 한국팀의 계속된 선전은 경제위기로 고통 받고 있는 국민들에게 힘과 용기를 불어넣어준 청량제였다. 어려운 경제도 힘을 합치면 ‘극복하지 못할 일이 없다’는 자신감을 심어줬다.
국민은 3월5일부터 20일간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한국팀이 중국ㆍ대만ㆍ일본팀을 물리치고 8강에, 멕시코와 일본팀을 격파하고 4강에 각각 진출할 때마다 잠시나마 경제불황의 고통을 잊었다. 우리 팀은 준결승에서 메이저리거로 구성된 베네수엘라를 10대2로 제압하는 ‘신화’ 를 창조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고교 야구팀이 50개에 불과하고 돔구장 하나 없는 한국 야구가 고교 야구팀 5,000개에 돔구장이 6개나 되는 일본에 밀리지 않고 대등한 경기를 했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나 다름없다.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세계를 놀라게 한 야구대표팀의 선전으로 어려울 때일수록 용기로 맞서는 한국 국민의 저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이번 야구에서 보여준 저력이 경제위기 극복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기를 기대한다. 우리 야구대표팀의 저력은 자화자찬이 아니라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냉정한 분석으로 입증됐다. 신뢰에 기초한 단결력을 바탕으로 과감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세계 정상에 오른 한국 야구는 경제위기 극복에 안간힘을 다하고 있는 정부와 기업에 많은 교훈을 준다.
이제 야구대표팀의 선전에서 얻은 자신감을 경제 살리기에서 살려나가야 한다. 무엇보다 야구대표팀의 선전은 거저 얻은 것이 아니라 땀이 뒷받침됐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투자 없이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다른 나라보다 빨리 경제위기를 극복하려면 남 탓만 할 것이 아니라 각계각층의 자발적인 고통분담 노력이 있어야 한다. 정부와 여당이 야구대표팀을 본받아 ‘경제살리기팀코리아를 만들자’고 다짐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먼저 김인식 감독이 보여준 것처럼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지도력을 발휘해야 한다. 아울러 이번 기회에 한국 야구가 세계 정상에 오를 수 있도록 야구에 대한 투자와 정책적인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