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대형주가 무너진다

실물경제 악화 우려에 업종대표주 직격탄<br>어닝 모멘텀 실종·상승 이끌 재료도 없어<br>시장평균보다 더 떨어지며 지수하락 주도


대형주가 무너지고 있다. 실물경제 악화 우려에 업종 대표주들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지수 하락을 주도하고 있는 모습이다. 어닝 모멘텀이 실종된 상태에서 상승을 이끌 만한 재료도 없어 악재에만 민감하게 반응하는 양상이 계속되고 있다. ◇무너지는 업종 대표주=최근 주식시장에서는 업종 대표주들이 시장평균보다 더 떨어지는 경우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100종목을 묶은 대형업종지수는 22일 5.15% 떨어지며 코스피(-5.14%)보다 낙폭이 컸다. 지난 15일 이후 코스피200지수 흐름을 살펴봐도 이날을 제외하고는 매일 코스피보다 더 큰 등락을 보이는 등 대형주들이 코스피 하락을 견인하고 있는 형국이다. ◇어닝 모멘텀 실종=이 같은 대형주 추락현상은 그동안 주가 버팀목이 돼주던 ‘어닝 모멘텀’이 실종된 게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22일 장중 한때 13.02% 급락한 LG전자가 단적인 예다. 20일 3ㆍ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57%나 뛰었다고 발표했지만 이후 주가는 오히려 계속 떨어지고 있다. 가시적인 영업 성과보다 향후 실적 악화 우려가 투자심리를 지배하고 있는 모습이다. 오세준 한화증권 연구원은 “LG전자가 글로벌 경기둔화에도 3ㆍ4분기 양호한 성적을 거뒀지만 4ㆍ4분기에는 매출 성장 둔화와 수익성 하락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이날 10.47% 떨어진 운수장비업종에서도 업종 대표주들의 부진이 두드러진다. 현대중공업(-12.42%), 현대차(-14.21%), 삼성중공업(-10.45%), 기아차(-12.39%) 등 국내 굴지의 우량 기업들이 맥을 못 추고 있다. 송상훈 교보증권 기업분석팀장은 “(조선주의 경우) 금융위기로 선박 금융이 경색되고 있고 실물경기 침체로 확산돼 오는 2009년 신조선 발주가 크게 위축될 것”이라며 “자동차주 역시 세계 자동차 산업의 수요 위축으로 시장 전망이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국내 대표종목들의 실적 전망 및 목표주가도 낮아지고 있다. 증권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시가총액 상위 종목 20개 중 14개 종목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와 목표주가가 10월 초에 비해 하향 조정됐다. 특히 삼성전자는 올해 영업이익 예상치가 5조6,249억원으로 1일 예상치(6조342억원)보다 6.78%나 내려갔다. 포스코는 목표주가도 10월 들어 13.16% 낮아졌다. ◇악재에만 ‘화들짝’=상승을 이끌 만한 모멘텀이 없다 보니 펀더멘털과 상관 없는 단기 이슈에도 대형주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날 ‘오버행 이슈(잠재적 물량부담)’가 부각된 신세계가 그렇다. 정부가 기업은행의 증자와 관련해 신세계 주식을 현물 출자할 것이라는 소식에 신세계는 2만8,000원(6.39%) 떨어진 41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신세계 주식을 현물 출자하더라도 이를 현금화할 경우 주가하락으로 인한 유동성 손실이 클 수밖에 없어 매각 가능성이 낮다”며 “이번 이슈로 주가가 떨어진다면 오히려 매수 기회”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위축된 투자심리를 되돌리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