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넥센타이어를 시작으로 올해 주주총회 시즌의 막이 올랐다. 전문가들은 올해 주총의 최대 이슈로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가들의 의결권 행사 여부와 배당 감소에 따른 투자자들의 저항을 꼽고 앞으로 추이에 주목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넥센타이어는 이날 주총을 열어 경영성과 등을 주주들에게 보고하고 주당 60원(우선주 65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넥센타이어는 이날 주총으로 13년 연속 12월 결산 상장법인의 정기주총 1호라는 진기록을 갖게 됐다.
넥센타이어를 시작으로 12월 결산 상장사들의 주총 시즌도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포스코∙LS산전 등 주요 기업들의 주총이 일제히 몰려 있는 다음달 16일과 23일이 올해 '슈퍼 주총 데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무엇보다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가들이 주총에서 의결권 행사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설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4월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가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히는 등 최근 의결권 강화 목소리가 높아진 상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차원에서 국민연금이 다수 지분을 보유한 대기업 등에서 의결권 행사를 강화해 양극화 해소에 나서겠다는 취지다.
특히 이날 하이닉스의 임시주총에서 국민연금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의 위원 중 일부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내이사에 반대해 사퇴하고 일부 변호사가 국민연금에 대해 집단 소송을 제기하려는 움직임이 등장하는 것도 국민연금의 행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이 의결권 행사 과정에서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이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국민연금 의결행사전문위원회는 이날 최 회장의 이사선임 안에 대해 반대하지 않고 '중립(섀도우보팅)' 의견을 내기로 결정했다. 중립은 의결정족수에는 포함되지만 출석주주들의 의결권에 영향을 주지 않는 의결권을 말한다.
최근 일부 대기업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 발생으로 불거진 경영투명성 문제도 주요 이슈로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장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부 대기업의 경우 그룹 차원의 리스크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이번 주총에서 경영진은 경영을 투명하게 하고 시장친화적 정책으로 주주 보호 측면에 더 신경 쓰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지난해 기업들의 실적 부진과 그에 따른 배당 감소에 대한 소액주주들의 불만의 목소리도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주당 5,000원(우선주 5,050원)의 현금을 배당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실시한 중간배당(500원)을 포함하면 배당금은 5,500원으로 지난해 주당 현금배당액 1만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현대중공업은 배당금을 주당 7,000원에서 4,000원으로 줄였고 LS산전도 지난해 1,150원에서 600원으로 줄였다. KT도 지난해(2,410원)보다 줄어든 2,000원 배당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