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집값은 일시 조정을 거쳐 완만한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현 부동산 정책을 전면 재검토, 새로운 정책대안을 내놓기로 한 오는 8월까지는 관망세를 보인 뒤 가을 이사철과 오는 11월 판교 신도시 청약 등을 계기로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새로운 부동산 정책과 함께 경기회복세에 맞물린 금리조정, 공영개발이 검토되고 있는 판교 신도시의 개발방식과 서울 뚝섬 상업용지에 들어설 주상복합 아파트 분양가 등이 하반기 부동산 시장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책이 가장 큰 변수=23일 LG경제연구원 김성식 연구위원은 “하반기 부동산 시장의 가장 큰 변수는 정책으로 새로운 부동산 정책이 발표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다”면서도 “새로운 정책이 집값 상승 요인을 잠재우지 못할 경우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부동산 시장이 다시 불안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그는“상반기에 정상적인 실수요에 의해 시장이 형성됐다기보다는 중대형 평형 공급 부족과 같은 근거 없는 주장이라든가 판교 신도시 개발에 대한 막연한 기대심리 등으로 집값이 오른 게 사실”이라며 “정책의 강도에 따라 하반기에 시장이 급격히 냉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하반기에 아파트 입주물량이 몰려 있다”며“전세 값이 떨어지고 빈집이 늘어 주택업체의 자금흐름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정부의 새로운 대책이 예고돼 있고 여름철 비수기가 다가오기 때문에 당분간 소강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며 “그러나 판교 신도시가 현재 검토되고 있는 대로 공영개발이 되면 단기간에 해결될 수 없는 대형평형 공급부족 때문에 11월 분양 예정인 판교의 청약열기를 타고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하반기에 경기회복이 예상돼 금리가 다소 올라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정책변수와 함께 금리가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앞으로 집값은 지역별, 평형별로 차등화 되면서 국지적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는 곳도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RE멤버스 고종완 대표는“집값이 상반기에 워낙 뛰어 하반기 들어서는 일부 조정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완만한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판교를 공영개발하면 투기 가수요는 줄일 수 있을 지 몰라도 중대형 평형의 희소 가치가 더 올라가 판교 인근 대체 지역의 집값 상승을 더 부추길 수 있다”고 말했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하반기 강남권 공급 물량이 늘어 집값이 다소 안정될 수 있지만 정부가 판교 중대형 평형 공급을 늘리지 않고 공영개발하는 쪽을 선택한다면 하반기에도 집값불안 현상이 계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 재테크팀장은“정부가 규제책을 강화한다면 집값이 급등한 단지를 중심으로 일시적으로 상승세가 꺾일 수는 있겠지만 급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집값 상승에 무게를 뒀다.
◇뚝섬도 집값불안의 진앙지=뚝섬 아파트 가격도 하반기 집값불안의 진앙지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가 최근 입찰을 통해 매각한 뚝섬 상업용 용지의 주상복합 아파트 분양가가 평당 3,000만원선을 훌쩍 넘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성수동 일대 집값도 크게 뛰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뚝섬의 입지 여건을 고려했을 때 상업용지 주상복합의 가격이 용산 지역 주상복합 가격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판교와 뚝섬을 양축으로 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