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은 이날 아자로프 총리가 총리실 사이트에 올린 사임 성명을 통해 “정치·사회적 타협을 위한 추가적 환경을 조성하고 (정부와 야권 간) 갈등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대통령에게 총리직 사퇴 신청을 허락해줄 것을 요청하는 개인적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총리는 “우크라이나 국민을 위해 스스로 책임을 떠안았다”며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우크라이나의 통합을 유지하는 것이며 이는 개인적 계획이나 야망보다 더 중요하기에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에 조성된 갈등 상황이 경제·사회 발전을 위협하고 사회 전체와 시민들에게도 위협이 되고 있다”며 “정부는 그동안 유혈 사태와 폭력 확산, 인권 유린을 막기위해 최선을 다해왔지만 갈등의 민감함과 위험성은 추가적인 책임있는 행보를 요구하고 있다”고 사임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최대 야당인 ‘바티키프쉬나’(조국당) 당수 아르세니 야체뉵은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에 아자로프 사퇴 이후 총리직을 맡을 의향이 없다고 거듭 밝혔다. 야체뉵은 하루 전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과의 면담에서도 앞서 대통령이 제안했던 총리직을 수락할 의사가 없다고 말했었다.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아직 아자로프 총리의 사표 제출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말부터 2개월 이상 계속되고 있는 야권의 반정부 시위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한 카드로 총리의 사표를 수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야권은 그동안 내각 총사퇴와 조기 대선 및 총선 등을 요구해왔다.
한편 우크라이나 의회는 이날 오전부터 비상회의를 열어 위기 정국 타개 방안 논의에 착수했다. 하루 전 야누코비치 대통령과 주요 야권 지도자들은 이날 의회 비상회의에서 집회·시위 규제 강화법 폐지, 체포 시위 참가자 사면, 대통령 권한을 축소하는 개헌, 아자로프 내각 불신임안 등을 논의하기로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