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감찰공방으로 변질된 채동욱 사태

법무부-검찰 대립속 정치권까지 논란 가세<br>'혼외자녀 의혹' 진실규명 작업은 뒷전으로

채동욱 검찰총장의 혼외자녀와 관련한 의혹이 제기된 지 10일이 지났지만 사태가 해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감찰을 둘러싼 공방만 난무하고 있다. 특히 채 총장에 대한 법무부의 감찰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까지 끼어들면서 진실규명은 한층 꼬여가는 양상이다.

16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인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곽상도 전 민정수석과 국정원 2차장 등이 채 총장을 사찰해왔다고 폭로했다.


박 의원은 곽 전 수석이 공공기관 인사개입으로 해임당하자 관련 사찰자료 파일을 이중희 청와대 민정비서관에게 넘겼고 이 비서관은 김광수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검사와 이를 공유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의원은 이 같은 사실이 대검에서 발각돼 대검 감찰본부가 감찰을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박 의원 보도 이후 일부 매체는 채 총장도 이 같은 의혹을 확인한 5일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함께 자신을 몰래 사찰한 의혹이 일고 있는 김광수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검사에 대한 감찰에 착수하라고 대검찰청 감찰본부에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대검찰청 감찰본부가 이른 시일 내로 통화내역 조회, 관련자 소환 등 감찰 절차에 착수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채 총장의 사의 표명으로 일단락될 것으로 보였던 이번 사태는 청와대ㆍ법무부와 검찰 간의 대결 양상에 정치권까지 끼어들면서 한결 복잡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에 따라 채 총장의 혼외자녀 의혹에 대한 진실 규명은 이 같은 공방에 묻혀지는 모습이다.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함께 채 총장을 사찰한 의혹이 제기된 김광수 공안2부장검사는 사찰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채 총장도 감찰지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김광수 부장검사에 대해 감찰을 지시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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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법무부는 채 총장에 대한 사표가 수리되지 않은 만큼 정상적으로 진상 규명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현재 채 총장의 사표가 수리되지 않은 상태"라며 "법무부 감찰관실의 진상규명 조치는 예정대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진상규명 작업이 진행됨에 따라 법무부 감찰관실은 우선 채 총장과 혼외아들의 어머니로 지목된 임모씨에 관한 기본적인 신원과 인적사항 등에 대한 기초정보를 수집하고 언론 등에서 제기된 각종 정황 등을 취합해 비교 검토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채 총장과 임씨에 대한 직접 조사가 불가피한 만큼 조사의 방법과 장소, 시점 등에 대해서도 조율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감찰결과는 원칙적으로 언론에 공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지만 사안에 따라 법무부 장관이 법무부 감찰위원회나 감찰관의 의견 등을 수렴해 사생활이나 명예훼손 등을 염두해 공개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채 총장에 대한 감찰은 법무부 감찰 규정 제5조 2항과 3항에 근거한 것으로 감찰 대상자가 대검찰청 감찰부 업무를 지휘·감독하는 지위에 있거나 언론 등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사항에 대해 장관이 감찰을 명한 경우에 법무부가 감찰을 할 수 있다.

법무부의 이 같은 감찰 착수에 대해 검찰 내부에서는 강한 반발을 보이고 있다. 비록 평검사 회의 등 집단행동은 다소 진정되는 모양이지만 속으로는 부글부글 끓고 있는 양상이다. 검찰 내부 게시판에는 지난주 말에 이어 이날도 법무부 감찰을 비난하는 내용의 글들이 올라왔다.

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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