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로 여는 수요일] 사자는 짐을 지지 않는다


사자는 짐을 지지 않는다-이영숙 作

낙타는 제 어미의 어미처럼


짐꾼 앞에 무릎 꿇고 등을 주지만

사자는 제 어미의 어미처럼

그 누구에게도 몸을 굽히지 않는다

채찍을 기억하는 낙타는

채찍 안에서 자유를 찾지만


정글을 기억하는 사자는 자신에게서 자유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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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는 짐꾼을 기억하며 무릎을 꿇고

사자는 초원을 기억하며 무릎을 세운다

사자는 절대로 짐을 지지 않는다


채찍과 짐꾼을 기억하며 무릎 꿇는 낙타는 슬프다. 채찍은 아프고 짐은 무겁다. 초원을 기억하며 무릎을 세우는 사자는 자유롭다. 아무도 그에게 채찍을 휘두르거나 짐을 지우지 않는다. 낙타에서 사자 사이 당신은 지금 어디인가? 모든 사자가 주인이고, 모든 낙타가 노예인 것은 아니다. 짐을 싣고 가는 낙타가 더 가볍거나 사자의 빈 등이 더 무거울 수도 있다. 대지는 짐을 진 낙타와 짐 없는 사자를 다 지고 있지만 제가 지고 있는 짐의 무게를 느끼지 않는다. 당신의 짐은 당신의 날개인지도 모른다. <시인 반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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