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SK에너지 통큰 상생 … 지역 중기 살렸다

바이오가스 공급처 못찾아 부도 위기 울산 비아이티

SK에너지서 전량 계약으로 사라질뻔한 우수 기술 빛발해


수백억원을 들인 첨단 바이오 가스 생산공장을 완공하고도 공급처를 찾지 못해 부도 위기에 놓였던 울산의 한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상생 노력에 힘입어 극적으로 '회생의 길'을 찾게 됐다.

'갑의 횡포'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이번 '상생'은 지역에 기반을 둔 대기업이 지역경제 대들보로서 동반성장하는 역할을 다시금 일깨워준 사례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울산시 남구 용잠동에 자리한 비아이티는 지난해초 하루 250톤 규모의 바이오 가스 생산공장(사진)을 완공했다. 비아이티가 생산하는 바이오가스(스팀)는 음식물폐기물에서 생기는 음폐수를 미생물 분해를 통해 추출하는 것으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활용되는 기술이다.

회사는 기술을 확보를 위해 9년간의 연구개발 과정을 거쳤고 생산공장 건설에만 370억원 가량을 투입했다. 지난 15년간 해양환경 관련 업종을 운영하면서 벌어들인 모든 재산 등을 공장건설에 털어 넣은 셈이었다.


지구온난화와 석유자원의 고갈, 원자력에너지의 안전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신재생 에너지인 '바이오 가스'의 미래 비전을 높게 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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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실은 당초 기대와 달랐다. 비아이티는 공장건설 과정에서 일부 기업들과 공급 계약을 구체화하기도 했지만 번번히 최종 공급계약을 맺는 데 실패했다. 음폐수를 활용한 바이오가스가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데다 중소기업이 만든 제품에 대해 확신을 못하는 인식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 같은 안타까운 소식이 알려지자 인근에 자리한 SK에너지 울산콤플렉스가 지난해 6월 먼저 손을 내밀었다.

우수한 지역 중소기업이 제대로 인정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그대로 외면할 수 없다는 취지였다. 이후 비아이티가 생산하는 바이오가스의 제품력이 인정되면 공급을 받겠다고 제안했다.

SK에너지는 자체 분석을 실시해 바이오가스가 벙커C유보다 높은 단위 열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하루 250톤 가량의 바이오가스로 벙커C유를 대체하면 연간 72억원의 에너지비용 절감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결론을 냈다. 결과는 '오케이'였다. SK에너지는 곧바로 계약을 체결했고 현재 하루 250톤 생산 전량을 공급받고 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월 2억원에 이르는 규모다. 비아이티는 SK에너지의 도움에 힘입어 하루 생산규모를 400톤 수준으로 설비를 늘린 데 이어 조만간 최대 하루 500톤까지 증설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울산 석유화학단지에 바이오가스 공급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자칫 좌절될 뻔 했던 한 중소기업의 꿈이 지역 대기업의 '상생의지'를 통해 활짝 되살아난 것이다.

비아이티 관계자는 "주요 바이오가스 생산시설인 혐기소화시설은 대부분 외국기술이 활용되는데 이는 음식물 성상의 차이로 국내에 적합성이 떨어진다" 며 "우리나라 음식물폐기물 특성에 맞게 9년 동안의 연구 끝에 개발에 성공한 제품이 SK에너지의 통 큰 결정이 없었다면 빛을 보지도 못한 채 사라질뻔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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