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강소기업 20명 뽑는데 1만명 넘게 몰려

"재수·삼수해서라도 꼭 입사하고 싶어요"<br>대졸 신입 급여 대기업 수준… 호텔식 점심뷔페 후 낮잠도<br>'직원이 행복한 회사'로 통해


삼성고시에 10만여명이 몰리는 등 대기업 선호 현상이 심화하는 가운데 500대1의 입사 경쟁률을 기록한 강소기업이 있어 업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건설ㆍ구조 소프트웨어 분야 1위 기업인 마이다스아이티의 올 신입사원 공채 경쟁률이 500대1을 넘어섰다. 20명 모집에 1만여명이 응시원서를 낸 것. 지난해 경쟁률 300대1보다 더욱 높아진 수치다.


특히 응시생 중에는 지난해 마이다스아이티에 떨어진 뒤 대기업에 합격했지만 입사를 포기한 채 마이다스아이티에 남아 아르바이트를 한 이들도 있다. 한마디로 삼성전자ㆍ현대자동차 취업 재(삼)수생처럼 '마이다스아이티' 취업 매니아들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지난해 치열한 경쟁 끝에 고배를 마신 뒤 이번에 재도전하는 A씨는 "'언행일치가 이뤄지는 회사'이기 때문에 (재수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A씨뿐만 아니라 재수, 삼수를 통해서라도 입사를 희망하는 인원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는 게 회사의 한 관계자 전언이다.

지난해 매출액이 777억원에 불과한 중소기업 마이다스아이티가 올가을 취업시장에서 상한가를 치고 있는 이유는 명실상부한 '행복경영' 때문이다. 취업생들 사이에서 마이다스아이티 하면 말뿐이 아니라 실제로 '직원들을 행복하게 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는 회사'로 통한다.


대졸 신입사원의 급여는 대기업 수준이거나 혹은 그보다 많다. 직원들이 이용하는 식당은 호텔 주방장 출신이 나서 화려한 뷔페식으로 제공한다. 식사를 마친 직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불을 끄고 낮잠을 즐긴다. 사내 헬스장에서는 누구나 땀을 흘리며 운동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위해 회사는 이익의 대부분을 직원들을 위해 쓴다.

관련기사



지난번 공채를 통해 입사한 장하라 사원은 "사람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생각하는 회사로 느껴졌다"며 "어느 기업이나 화려한 미사여구로 슬로건을 만들 수 있지만 마이다스아이티는 그것을 진정성 있게 실천하는 곳"이라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김원만 마이다스아이티 인사팀장은 "구성원이 행복해야 회사도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경영철학이 입소문이 나면서 지원자가 몰린 것 같다"며 "공채 과정에서부터 지원자를 배려하기 위해 탈락자들에게 보내는 e메일 하나까지 성의를 다하기 때문에 재도전 비율이 높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채용 과정 중 특이한 점은 서류접수 기간 사내에서 채용설명회를 실시한다는 점이다. 미리 신청자를 받아 점심식사를 함께하고 회사를 돌아볼 기회를 제공한다. 이어 이형우 마이다스아이티 대표가 직접 나서 설명회를 진행한 뒤 분야별 채용상담을 한다.

이 대표는 채용설명회에서 미래 입사자들에게 회사 자랑을 일절 하지 않는다. 대신 맡은 1시간 동안 첫발을 내딛게 될 청년에게 인생선배로서 강연을 펼친다. 그는 "슬로건만으로 회사를 키우겠다고 하거나 말로만 직원들을 위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기업이 가장 필요한 것은 좋은 사람을 얻는 것이기 때문에 직원들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박재원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