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이회창 대표 방중 의미는/대권가는 길 외교수완 검증

◎한국 새정권 앞두고 중 초청의도 ‘관심’/“당내현안 외면” 일부선 비판적 시각【북경=김인모 특파원】 이회창 신한국당 대표의 이번 중국 외교행보는 앞으로 닥쳐올 국내정치의 대권가도에도 적지않은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이대표의 이번 북경 방문이 대선자금 공개문제와 공직자 사정, 그리고 반 이회창 대선주자들의 대표직 사퇴요구 등 당내외 현안이 산적해 있는 시점에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비판적인 시각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이대표는 26일 하오 이곳 인민대회장에서 강택민 국가주석을 예방하고 김영삼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으며 한중 상호간 우호증진과 경협확대 문제 등을 논의하는 등 본격적인 외교수완을 검증받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더욱이 김대통령이 이대표의 북경도착 직전 유종하 외무장관이 중국을 공식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외교관례상 대단히 이례적으로 친서를 휴대하게 한 것은 이대표에 대한 김대통령의 신임도가 점증하고 있음을 반증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대표는 특히 이날 강주석을 만난 자리에서 정부차원의 자원공동개발위, 중국 내륙지역 공동개발위 및 농업협력위 등 3개 위원회의 구성을 제안하는 등 종전과는 다른 한중 경제협력 방안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이대표의 이날 제안은 비록 집권당 대표로서 강주석을 예방한 것이지만 과거 한중 경협이 단순 교역에 치중했던 입장에서 탈피해 전기통신, 원자로, 자동차 등 전방위로 협력의 범위를 넓히고 중국의 내륙자원 개발에도 적극 나서는 등 새로운 대북방경제협력의 향방을 예고해 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대표의 제안에 대해 강주석은 『양국관계 가운데 경제분야의 협력이 빠르게 증진되고 있으나 아직도 상호협력의 여지가 많고 공동으로 노력할 부분이 더 필요하다』고 화답,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대표는 이어 남북문제에 대해서도 언급, 『북한의 식량난 등 내부사정이 불안하더라도 어떤 경우에도 한반도에서 다시 전쟁이 일어나는 것을 원치않는다』고 언급, 동북아 정세의 안전과 평화를 강조하고 이미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중국으로 하여금 북한을 4자회담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다. 또한 이대표는 이날 지난 23일부터 계속된 남북적십자회담의 남측 대표를 별도로 만나 남북간 합의서가 나오기까지의 노고를 격려하기도 했다. 이는 당초 예정에 없던 일정으로 식량지원을 위한 북경 남북적십자회담을 4자회담의 진전 등 남북관계의 물꼬를 트는 계기로 삼으려는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에도 이대표가 적지않은 관심을 보인 셈이다. 강주석을 비롯, 중국 당정의 현재 및 차세대 지도자들이 이대표를 공식초정한 것 또한 국내 대권구도를 바라보고 있는 중국의 시각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신한국당과 중국 공산당은 이미 지난 92년 8월 양국간 수교가 이루어진 직후부터 상호교류가 이루어져 왔으나 집권당 대표가 공산당의 공식초청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적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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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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