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1잔(20㏄)을 정화시키는데 얼마나 많은 물이 필요할까.
정답은 1t이다. 소주 1잔을 희석하기 위해서는 그보다 5만배나 많은 5드럼(1드럼=200ℓ)의 깨끗한 물이 필요하다.
31일 서울시에 따르면 소주 1잔의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의 농도는 24만3천ppm으로 이를 통상 하수 처리를 통해 내보내는 맑은 물의 BOD인 10∼20ppm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서는 물 1t이 필요하다.
절반쯤 마시다 남기곤 하는 커피도 BOD 농도가 만만치 않다. 무려 18만8천ppm에달해 1잔(100㏄)을 정화하는 데 3만8천배인 19드럼(3.8t)의 깨끗한 물이 소요된다.
음식을 조리한 뒤 버리게 되는 폐식용유 1잔(20㏄)은 BOD가 무려 100만ppm에 달해 이를 희석시키려면 20만배인 20드럼(4t)의 물이 들어간다.
폐식용유는 액체 형태로 버려지는 음식물 중에는 BOD 농도가 가장 높아 희석에도 물이 가장 많이 필요하다. 소주 1잔의 5배 정도로 물이 소요되는 셈이다.
간식이나 야참, 혹은 식사 대용으로 즐겨먹는 라면 국물도 BOD 농도가 25만ppm이나 된다. 라면 국물 200㏄를 희석하려면 5천배인 물 5드럼이 소요된다.
또 BOD 1만ppm인 우유 1컵(200㏄)를 희석하는 데에는 맑은 물 20드럼(2만배)이,BOD 2만3천ppm인 된장찌개 1공기(200㏄)는 4.6드럼(4천600배)이 각각 필요하다.
김치 국물 100㏄를 희석하는 데에도 5.7드럼(1만1천400배)이, 쌀뜨물 1주전자(4ℓ)는 13.5드럼(675배)이 들어간다.
시 관계자는 "최근 음식물 쓰레기 분리수거제가 실시되면서 음식물 쓰레기에 대한 시민들의 의식은 높아졌지만 아직 액상 쓰레기에 대해서는 인식이 낮은 듯하다"며 "술이나 커피, 국 등 액체로 된 음식물도 가급적 남기지 않고 먹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는 액체 음식물을 남기지 않는 식사문화가 확산돼 수자원을 절약하고 하수 처리에 소요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캠페인 등을 벌여나갈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