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부 원전사업기획단-한수원 방폐장사업본부<BR>19년 표류 부지 선정 격무속 경쟁구도·주민투표등 ‘결실’
| 조 석 산자부 원전사업기획단장 |
|
| 황병준 한수원 방폐장사업본부장 |
|
지난 11월2일 중ㆍ저준위 방사성폐기물처분장(이하 방폐장) 유치 주민투표 결과를 당사자인 경주, 군산, 영덕, 포항 등 4개 시ㆍ군 지자체장이나 주민들보다 더 긴장하며 주시했던 사람들이 있다.
19년간 표류해온 방폐장 터 선정의 주무부처인 산업자원부와 해당기관인 한국수력원자력의 실무자들이다. 2년 전 방폐장의 덫에 걸려 수장을 모두 잃었던 그들은 대부분 지난 1~2년을 하루같이 일에 매달리며 주민투표가 ‘공든 탑’을 완성시켜 주기만 바라며 퀭한 눈으로 그날 자정까지 컴퓨터 모니터만 쳐다봤다.
지난해 2월14일 부안사태의 아픔을 딛고 산자부는 다시 방폐장 부지선정에 나서며 전담조직인 ‘원전사업지원단’을 출범시켰다. 공보ㆍ총무과장과 대통령 비서실을 거치며 대내ㆍ외 업무에 정통한 조석 국장을 필두로 원전수거물팀과 홍보지원팀이 진용을 갖췄다. 1년 간의 격무 끝에 ▦중ㆍ저준위와 고준위 분리를 통한 방폐장 수용성 강화 ▦경쟁구도의 주민투표 등의 결실을 만들에 방폐장 사업을 본 궤도에 올려놓았다.
그러나 결과는 고난의 1년 연장. 올 초 산자부는 행정자치부와 협의, 지원단을 기획단으로 바꾸고 공식 부내조직으로 인정하면서 조 국장을 비롯해 대부분의 과장, 사무관들을 남겼다.
기획단 산하의 관련 공무원들은 최근 3개월 간 12시 이전에 퇴근하거나 주말을 제대로 쉬어 본 적이 없을 만큼 격무에 시달리며 방폐장 해결의 1등공신이 됐지만 맘놓고 축하를 받기도 꺼린다. 한 관계자는 “큰 고비는 넘겼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며 “가족들에게 미안하기만 할 뿐”이라고 말했다.
기획단 소속 공무원들 마저 방폐장을 둘러싼 고행에서 한 수 접어주는 한수원 방폐장 사업본부 임직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지난 2003년 9월 본부장을 맡은 황병준 전무 이하 방폐장사업본부 관계자들은 말 그대로 발로 뛰며 전국을 누볐다. 강원도에서 서해의 외딴 섬까지 사전여론 탐색, 예정부지 지질조사, 홍보 등에 나서다 보니 “어느새 2년이 훌쩍 갔다”고 그들은 입을 모았다.
한 부장급 간부는 주민투표 개표가 끝난 지난 3일 새벽 “승복할 수 있는 결과가 나와 너무 다행” 이라면서도 “우리 일은 또 다시 시작이네…”라며 말끝을 흐렸다. 앞으로도 ‘말 많고 탈 많을’ 방폐장을 건설하고 운영해야 할 짐이 그들의 어깨 위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