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삼성, 통신시장 진출 검토

휴대인터넷 'MVNO' 사업자 참여가능성 커…업계 지각변동 예고

삼성전자가 휴대인터넷(와이브로ㆍWiBro) 사업 참여를 통한 통신서비스 시장 진출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이 같은 방안이 현실화될 경우 국내 통신시장에 일대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어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보통신부가 최근 와이브로에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힘에 따라 삼성전자가 유력한 MVNO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MVNO는 자체 통신망 없이 다른 사업자의 망을 빌려 가입자를 모집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사업자를 말한다. 통신 네트워크가 전무한 삼성으로서는 MVNO야말로 지난 96년 PCS 사업권 획득 실패 이후 오랫동안 묻어놓았던 통신사업 진출의 ‘숙원’을 풀어줄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모든 디지털기기가 통신기능을 갖추게 되는 ‘유비쿼터스’ 시대로 진입하면 기존 단말기 사업만으로는 시장 주도권을 유지하는 데 한계를 느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단순한 통신기기 메이커에서 종합 통신사업자로 거듭나지 않으면 차세대 통신시장을 놓고 벌어질 글로벌 경쟁에서 밀려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초부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KT, SK텔레콤, 하나로텔레콤 등 통신 사업자들과 함께 휴대인터넷기술(HPi) 개발그룹에 참여해 기술표준 작업을 주도해 왔다. 이 같은 전후 사정을 반영하듯 애틀러스리서치그룹(ARG)은 정통부의 MVNO 도입 방침이 가시화되기 전인 지난 3일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삼성전자가 와이브로를 통해 데이터 MVNO로 진출할 것이 유력하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ARG는 “삼성전자는 이동통신 서비스를 기존 단말사업의 보완재로 흡수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이동통신 서비스에 대한 삼성그룹의 방향과 목표는 자명하며 문제는 시기일 뿐”이라고 단언했다. 삼성전자의 통신시장 진출이 불러올 반발에 대해서도 “법인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사업모델을 세우면 정부와 업계ㆍ시장의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SK텔레콤을 제외한 다른 와이브로 사업자들로서도 삼성과의 협력이 브랜드 파워와 고정수익 확보,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창출의 면에서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MVNO 진출 가능성은 줄곧 제기돼 왔다”며 “삼성전자가 와이브로 장비 시장을 노리고 많은 투자를 해 왔는데 고객인 통신사업자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MVNO로 나서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경계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도 “아직 실질적인 추진단계는 아닌 것으로 안다”며 “재벌의 영역확장이라는 점에서 여론이 반발하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김문섭기자 cloone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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