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대형 투자은행(IB)육성을 위한 과제

국내 주요 인수합병(M&A), 기업공개(IPO) 등을 비롯해 굵직한 투자은행(IB) 시장에서 국내 증권사들이 여전히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대형 IB 육성이 시급한 실정이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IB들은 지난해 국내에서 106건, 580억달러 규모의 M&A를 성사시켜 막대한 중개료를 챙긴 데 반해 국내 증권사들의 중개규모는 89억달러에 그쳤다. 중개규모는 물론 중개료와 수수료도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낮다. 국내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대형 IB의 필요성이 제기된 뒤에도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대형 IB가 되기 위해서는 자금력, 인력, 정보력과 네트워크 등 여러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그러나 국내 10대 증권사의 평균 자기자본은 2조2,000억원 정도로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글로벌 IB들의 30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다행히 전문인력 면에서는 어느 정도 기반을 갖춰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현만 미래에셋 부회장은 "일부이기는 하지만 전문인력 확보와 함께 해외투자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며 국내 증권사들의 실력을 인정하는 한편 공공 부문의 M&A 등에서 정부의 전략적 지원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현재로서는 대규모 자금력을 갖춘 대형 IB의 출현을 앞당길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은 국내 증권사 간 M&A를 통한 대형화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구체적으로 우리투자증권ㆍ대우증권 등 정부 보유 증권사들의 민영화가 M&A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성 등을 고려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향에서 M&A가 이뤄지도록 함으로써 대형 IB 출현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내 증권사들이 대형 IB로 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규제완화도 시급한 과제다. 기업금융 부문을 제외한 자기자본직접투자(PI), 영업용 순자본비율 등에 대한 규제완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최소한의 건전성 규제는 필요하지만 창의적 아이디어와 위험부담을 선택할 수 있는 풍토가 조성되지 않으면 대형 IB 출현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내 금융산업의 도약은 물론 원전을 비롯한 대규모 플랜트 수출, 해외자원 개발 등을 위해서도 대형 IB 육성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M&A를 통한 국내 증권사의 대형화 등 정책적인 지원과 육성노력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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