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억 벌기` 신드롬이 열풍처럼 번지고 있다. 미화 약 100만 달러와 맞먹는 10억이 부자를 상징하는 지표가 된 셈이다. 평범한 사람들이라면 그저 재테크나 로또 당첨을 통해 부자를 꿈꾸기도 하지만 현실은 그리 만만치 않다. 평범한 사람이 10억 부자가 되기란 과연 불가능한 것일까. 눈을 돌려 주위를 살펴보면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각종 점포들이 이를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창업개발연구원 유재수 원장은 “프랜차이즈는 작은 것이 서로를 도와주는 형세로 큰 것을 제압하는 경이로운 성공 메커니즘”이라며 10억 벌기의 한 방법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지목했다. 프랜차이즈 사업을 통해 부자의 반열에 오른 3인의 성공 스토리를 소개한다.
◇`원할머니보쌈` 박천희 사장=음식장사의 관건인 `맛` 살리기 위해 연구 거듭
원할머니보쌈은 서울럭黎?지역에만 150여 개의 가맹점을 거느리고 있는 견실한 프랜차이즈 회사다. 단일지역 최다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는 원할머니보쌈은 `맛` 하나로 승부수를 걸던 작은 보쌈집에서 시작했다. 장사가 잘된다는 입소문에 여기저기서 가게를 내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박천희 사장은 일절 요청을 무시했다. 가게 하나를 운영하기도 벅찼던 까닭이다. 하지만 사회가 변하고 있음을 감지한 박 사장은 지난 91년 8월 `원유통`을 설립하고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그런데 의외의 난관이 기다리고 있었다. 해물이 많이 첨가된 보쌈김치는 하루만 지나도 그 맛이 변질된다는 것. `음식장사의 최고 관건은 맛`이라는 신앙에 가까운 생각을 가지고 있는 박 사장에게 이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박 사장은 이후 연구를 거듭해 김치의 유통기한을 1주일로 연장시키는 보관법을 개발했다. 10년만의 쾌거였다. 이를 통해 전국적으로 점포망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원할머니보쌈의 가맹 희망자들은 본점의 소문을 듣고 찾아와 계약을 맺는 것으로 유명하다. 확실한 성공 모델을 가맹점주들에게 보여주며 가맹점들이 지속적으로 이익을 내게 도와주고 있는 박 사장. 그가 직영하는 청계8가 본점에서 하루 팔리는 보쌈은 2,500∼3,000인분. 324개의 좌석이 마련된 본점에는 오늘도 앉을 자리가 없다.
◇`와바` 이효복 사장=젊은 감성에 정통, 독창적인 가맹점 지원 전략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이효복 사장은 소위 남들이 말하는 `장사를 아는 인테리어업자`였다. 하지만 97년 외환 위기을 맞아 시공 주문이 끊기고 심지어 잔금도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99년 이 사장은 궁여지책으로 세계맥주 전문점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 인테리어 잔금을 못 받는 상황만큼은 없으리라는 비교적 단순한 생각에서였다. 현재 그는 국내에 100개가 넘는 가맹점과 중국에 3개의 가맹점을 거느린 잘나가는 프랜차이즈 회사 사장이 돼있다. `와바(WABAR)`는 정통 웨스턴 스타일의 맥주바에서 세계 각국의 맥주를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맥주전문점이다. 생맥주와 치킨 안주에 익숙했던 젊은 세대들은 세계 각국의 맥주를 골라 먹는 재미와 원목을 사용한 정통 웨스턴 스타일의 인테리어, 다양한 이벤트 등 와바의 새로운 컨셉에 열광했다. 이 사장은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는 가맹점의 매출 증대와 효율적인 점포 운영을 위해 적극적인 가맹점 지원정책을 펴야한다”고 말한다. 즉 가맹점 `지원`이 `개설`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토요일 오후의 `솔로탈출파티`, `명예의 전당`, `꾹타임 이벤트`, `로즈데이&레이디 페스티벌` 등이 와바만의 독창적인 가맹점 지원전략이다.
◇`앙뜨리 포토뱅크` 김종래 사장=기발한 아이템, 다양하고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
`애니메이션 포토 앨범`, `시뮬레이션 만화영화`, `베이비 포토샵`등 톡톡 튀는 아이템의 모든 아이디어를 제공한 사람은 김종래 사장이다. 밤을 새워가며 정교하게 가다듬은 개발상품이 세상에 나가자 언론의 관심은 대단했다. 자연스레 예비창업자들의 주목을 끌었고 1999년 후반부터는 본격적인 프랜차이즈 사업을 펼칠 수 있었다.
김 사장은 사업 첫해인 1999년 하반기에만 12개의 가맹점을 만들고 이후로도 승승장구, 현재는 90여 개의 가맹점을 거느리고 있다. 1999∼2000년 2년 사이 유사 경쟁업체들이 생겨났지만 최근까지 살아남은 업체들은 없다. 김 사장은 이 원인을 `마케팅의 차이`라고 분석한다. 4개의 아이템을 묶어서 제공할 뿐 아니라 고객을 찾아가는 다양하고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은 앙뜨리 스튜디오가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김 사장은 “프랜차이즈는 시스템과 노하우 사업”이라며 “프랜차이즈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상호, 상표, 제품, 서비스, 마케팅, 판매방법 노하우 등 일련의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난해 여름부터 본사의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미국, 중국, 포르투갈 등 3개국에 수출한 김 사장은 앞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양정록기자 jrya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