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BOE는 통화정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당분간 기준금리가 낮게 유지될 필요가 있다며 실업률이 목표치 이하로 떨어지더라도 금리 인상을 단행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동안 마크 카니 BOE 총재는 "실업률이 7%를 하회할 때까지 금리를 인상하지 않겠다"며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예고하는 이른바 '선제안내'를 해왔다. 그러나 영국의 가파른 경기 회복세로 최근 실업률이 7.1%까지 떨어지면서 시장에서는 조기 금리 인상 우려가 제기돼왔다.
카니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더 이상 특정 경제지표와 미래의 통화정책 결정을 연계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 경제상황을 나타내는 각종 지표를 참고해 금리 인상 시기를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다양한 경제지표를 참고해 기준금리를 결정하겠다는 것은 통화정책이 선제안내 도입 이전 방식으로 되돌아간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카니 총재는 또 "2015년 2·4분기까지 금리 인상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인플레이션율을 2%까지 끌어 올리려는 통화정책과 부합한다"고 밝혀 금리 인상 시기가 1년 이상 남았음을 시사했다. 이날 BOE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기존 2.8%에서 3.4%로 상향조정했다. 실업률은 3개월 내 7%, 내년 초까지 6.5%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인플레이션율은 현재 2%에서 올해 3월 1.7%까지 떨어지고, 향후 수년 동안 2%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선제안내의 선구자인 카니 총재가 입장을 바꾼 후 선제안내를 함께 도입했던 미국과 유럽의 중앙은행에도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미국 실업률이 지난 1월 6.6%까지 하락하면서 실업률 6.5%와 금리 인상 시기를 연계했던 연방준비제도가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