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일본 인터넷뱅크 각축전 본격 개시

소니, 이토추상사 등 6월중 설립 잇따라소니, 이토추(伊藤忠)상사 등 일본 굴지의 기업들이 6월중 잇달아 인터넷뱅크를 설립, 일본 금융계에 적잖은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0월 미쓰이스미토모(三井住友)은행(당시 사쿠라은행), 후지쓰(富士通) 등이 일본 최초로 모든 거래를 인터넷상으로 처리하는 저팬넷은행(JNB)을 설립한 이후 일본 기업 및 은행들은 앞다퉈 인터넷 전용은행 설립에 나서고 있다. 소니와 미쓰이스미토모은행 등이 출자하는 소니은행이 오는 6월11일 문을 여는 것을 비롯해 같은 6월중에는 이토추상사와 일본텔레콤 등이 설립하는 이뱅크, 오는 10월에는 요카도그룹과 산와(三和)은행, 히타치(日立) 등의 IY뱅크가 각각 거래를 개시할 예정. 인터넷뱅크는 지점을 두지 않고 인터넷상으로 모든 금융거래를 처리하기 때문에, 이들 은행은 점포 운영비가 절감되는 만큼 높은 금리와 낮은 수수료를 보장한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점포 운영에 의존해 온 시중은행들도 고객 붙잡기와 구조조정의 이중 효과를 누리기 위해 인터넷 전용 지점을 속속 설립하고 있다. 최근에는 시중은행 고객들의 온라인 거래가 급증, 인터넷 사용고객을 붙잡아두려는 시중은행과 이들을 빼앗으려는 신설 인터넷뱅크간 경쟁은 앞으로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지난 3월말 현재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한 8대 시중은행의 온라인 금융거래 계약 건수가 전년동기대비 70% 이상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특히 세계적인 브랜드 파워를 자랑하는 소니의 시장 진입은 인터넷뱅크의 각축전에 불을 붙이고 있다. 소니는 1873년 일본 최초의 은행인 다이이치고쿠리츠(第一國立)은행이 문을 연 6월11일을 소니은행의 창립일로 결정, 종전과 획을 긋는 신종 은행의 효시가 되겠다는 의지를 엿보이고 있다. 소니은행은 시뮬레이션을 통한 자산운용이나 생활 설계상담 등 은행 거래에 오락적인 요소를 도입하는 한편 시중은행보다 2배에서 많게는 10배에 달하는 예금금리를 적용, 금리 경쟁에서도 한 발 앞선다는 계획이다. 또 편의점에 이어 우체국과도 현금자동인출기(ATM) 사용에 관한 제휴를 체결, 소니은행 고객은 내년 이후 3만2,000대에 달하는 전국 ATM기를 통해 입출금 거래를 할 수 있게 된다. 일본의 경제주간 다이아몬드지는 경영상태가 안좋은 중소 금융기관의 고객들이 기술력과 브랜드 파워, 광범위한 ATM망을 갖춘 소니은행 등으로 대거 몰려갈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금융계에 인터넷발(發) 지각변동이 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신설 인터넷뱅크의 미래를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일본에서 인터넷뱅크의 초기 투자비용은 50억엔 가량. 초기 비용을 회수하는데만 적어도 100만계좌, 총 1조엔의 예금을 끌어들여야 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인터넷뱅크는 적자를 각오하고 예금금리를 높이는 모험을 벌이고 있다. 소니의 경우 설립후 2년까지는 수십억엔의 적자를 내서라도 기반을 다진 후 대폭 흑자로 돌아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지나친 금리 인상이나 수수료 인하 경쟁으로 인터넷뱅크 사업이 적자를 낳는 골칫덩이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인터넷만이 갖는 특성을 살린 서비스 개발과 폭넓은 제휴를 통한 서비스 확대만이 인터넷뱅크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라고 입을 모아 지적하고 있다. 신경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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