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중국 저가 철강 공세에 글로벌 업체 울상

1월 수출량 전년대비 63% 늘어

국내 수요 줄자 해외로 눈돌려

타격받은 미·유럽·인도 업체들

"추가 관세 등 국가차원 대응을"


과잉 생산된 중국 철강재가 해외시장으로 쏟아져나오면서 글로벌 철강업계가 비명을 지르고 있다. 중국산 저가 철강재 공세로 타격을 받은 각국 업체들은 정부에 시장보호 조치를 취해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지난 1월 중국의 철강 수출이 전년동월 대비 63% 증가한 920만톤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중국의 철강 수출량은 2000년대 들어 세계 최대 규모를 기록했던 지난해의 8,210만톤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경기둔화로 국내 철강 수요가 줄자 넘쳐나는 철강재를 밀어내기식으로 해외에 수출하고 있다. 중국은 국내 수요둔화에도 원료가 되는 철광석 가격 하락 등에 힘입어 철강 생산량을 줄이지 않고 있다. 현재 중국의 철강 생산량은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의 생산량을 모두 합한 수준으로 미국이 생산량 최고치를 찍었던 1970년대에 비해 4배나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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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값싼 중국산 철강의 공세로 글로벌 철강업체들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US스틸 등 미국 업체들은 정부에 중국산 철강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유가 급락으로 셰일 업계가 원유·가스 탐사와 시추에 쓰는 철강 튜브 등의 수요를 줄인 가운데 1월 중국산 철강 수입이 전년동기 대비 40% 늘어나면서 철강 가격 하락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US스틸은 지난해 이후 여섯 곳의 철강공장을 임시 폐쇄했으며 올 들어서만도 총 3,500명을 해고하거나 해고 경고를 내린 상태다.

유럽에서도 지난해 중국산 철강 수입량이 전년 대비 49% 늘어난 500만톤을 기록하자 철강 업체들이 각국 정부에 관세를 통한 시장보호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산 철강 수입이 전년 대비 두 배가량 늘어난 인도에서도 정부 차원의 보호조치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나오기 시작했다. 인도 철강업체 JSW스틸의 자얀트 아차리야 이사는 "국가 차원의 무역 대응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각국 업체들의 볼멘소리에도 철강재 시장 여건은 더 악화할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중국의 금리 인하 등 경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향후 몇 년간 중국의 산업 및 건설 수요가 되살아날 것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2014년 중국의 철강 수요는 1%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올해는 0.8%로 더욱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중국뿐 아니라 일본과 인도도 철강 가격 인하 공세에 합류하면서 한국 철강업체들의 타격이 가중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김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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