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삼성전기 'LED 주식' 헐값 매각 논란


삼성전기가 삼성LED 지분 50%를 삼성전자에 장부가 수준으로 넘기면서 헐값 매각 논란이 일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삼성전기가 유력한 차세대 성장동력을 잃었다는 점에서 당분간 부진한 주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기는 27일 전날보다 5,900원(6.81%) 하락한 8만700원에 마감됐다. 장중 한때 하락폭이 8%에 육박하기도 했다. 거래량도 195만주를 기록해 전날(51만주)의 4배에 달했다. 반면 LED를 넘겨받은 삼성전자는 하락장 속에서도 전날보다 7,000원(0.66%) 상승한 107만3,000원에 장을 마감해 대조를 이뤘다. 삼성전기와 삼성전자 주가가 이렇게 엇갈린 것은 삼성LED 매각ㆍ합병을 둘러싸고 두 회사의 손익에 대한 평가가 크게 나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전기와 삼성전자는 지난 26일 장 종료 후 공시를 통해 “삼성전기가 보유한 삼성LED 지분 50%를 삼성전자 주식 26만9,867주를 받는 조건으로 넘기고 삼성LED는 삼성전자와 합병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2009년 삼성전자와 삼성전기가 각각 50%씩 지분을 투자해 설립한 삼성LED는 내년 4월1일 부로 삼성전자에 흡수된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기가 삼성LED 보유지분을 너무 싸게 넘겼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당초 대다수 증시전문가들은 삼성전기가 삼성LED 매각을 통해 적어도 5,000억원 수준의 대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회계법인이 평가한 삼성LED의 순자산가치는 5,514억원으로, 현재 발광다이오드(LED) 산업이 부진하지만 앞으로 업황 회복시 성장성과 수익성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5,000억원은 충분히 받을 만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기가 이번 지분 매각으로 얻게 되는 삼성전자 주식 26만9,867주의 가치는 공시가 나온 지난 26일 종가 기준으로 2,830억원에 불과하다. 이는 삼성LED 자산가치(5,514억원)가운데 삼성전기 몫과 큰 차이가 없다. 아무 프리미엄 없이 청산가치 대로 넘긴 셈이다. 특히 시그네틱스, 아나패스, 알파칩스, 이미지스테크놀로지 등 이번에 삼성LED 매각 평가액을 산정하기 위해 비교대상에 오른 31개 기업 가운데 상당수가 삼성LED 보다 규모가 훨씬 작은 업체들이었다는 점에서 삼성LED의 저평가 논란은 증폭되고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비교대상 기업 가운데 이름도 못 들어본 회사가 있을 만큼 삼성전기에 불리한 결과가 유도된 면이 있다”며 “또 이름만 LED업체라는 이유로 수익구조가 전혀 다른 기업들이 대거 포함돼 평가기관이 LED산업에 대한 이해가 있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삼성전기의 명실상부한 차세대 먹거리 사업으로 각광 받던 LED사업이 헐값에 삼성전자로 넘어가면서 단기적으로 주가 부진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기판사업이 차세대 사업으로 남아 있지만 LED사업의 성장성을 대체하기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KDB대우증권 등 일부 증권사들은 이번 발표 이후 곧바로 목표주가를 내리기도 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는 성장동력의 한축을 잃어버렸다는 점에서 이번 삼성LED 매각에 아쉬움이 남는다”며 “예상보다 적은 처분 가격에 상슷하는 보상ㆍ지원이 나타나지 않는 한 주가부진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삼성전자의 경우 LED사업 인수로 주가에 소폭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브랜드파워와 강력한 유통망을 감안하면 그룹내 LED사업이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전체 실적에서 LED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주가에는 다소 도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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