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1월까지 인터넷을 통한 직구업체의 밀수적발 규모는 66건으로 503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배 이상 금액이 늘어났다.
2010년 183억원이던 데서 3년 사이 세 배 가까운 증가세를 보였다.
품목별로는 시계나 가방 등 전통적으로 밀수가 많던 품목 이외에 의류나 신발·잡화 등 비교적 중고가에 해당하는 해외 직구상품의 밀수가 지난해보다 1.2~2.7배 늘어났다.
직구업체의 밀수는 무단으로 개인정보를 도용해 여러 명의 개인이 사는 것처럼 구매서류를 조작해 이뤄지고 있다. 평균 8%에 해당하는 관세를 피하기 위해 개인당 15만원까지 허용된 면세점 이하로 구매규모를 쪼개는 것이다. 이에 따라 관세청은 집중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관세청의 한 관계자는 "적발될 경우 관세의 10배를 벌금으로 내야 한다"면서 "밀수규모가 2,000만원을 넘을 경우 검찰에 고발돼 대부분 벌금 처분을 받아 전과자로 전락한다"고 말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등록한 직구사업자나 단순히 구매를 대행하는 경우는 밀수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일부 직구업체가 무단으로 명의를 도용해 대량으로 물건을 사들여 인터넷 오픈마켓을 통해 국내에 파는 경우가 해당하기 때문에 수시로 인터넷에서 오가는 구매정보를 들여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모든 직구업체가 대상은 아니다. 관세청 관계자는 "오픈마켓이나 소셜커머스에서 정식 루트로 들여와 판매하는 제품들은 대상이 아니다"라며 "개인들이 사업자등록 없이 카페나 게시판 등을 통해 거래하는 상품이 탈세 영역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들의 경우 보통 개인이 주변 지인들에게만 알리는 형태로 소규모 단위 거래가 이뤄지고 있어 탈세 등 단속이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밀수규모가 늘어난 가장 중요한 배경은 직구시장 자체가 급속도로 커졌기 때문이다.
해외 직구시장은 패션·뷰티·유아용품 등을 국내 판매가보다 싸게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이미 연간 거래규모가 1조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에는 여성은 물론 남성 직구족까지 가세하고 있는데다 기존 오픈마켓이나 소셜커머스는 물론 카페 등에서 거래되는 사례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어 매년 판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업계 내 지배적이다. 국내 오픈마켓들의 경우 해외 직구시장 활성화로 관련 매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약 630여개 품목을 취급하고 있는 A오픈마켓의 경우 해외 직구 수요가 늘면서 올해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43%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