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BR)가 예상대로 금리를 제로수준으로 동결하고 장기간 팽창적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한국을 포함한 각국 중앙은행과 맺은 통화스와프를 내년 2월 종료하는 등 긴급 유동성 공급장치를 더 이상 연장하지 않기로 해 출구전략 시기를 이 즈음에 맞추고 있음을 드러냈다. FRB는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뒤 16일(현지시간) 내놓은 정책성명서를 통해 기준금리를 0~0.25%로 동결하고 "저금리를 상당 기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성명서는 "경기가 지속적으로 상승했으며 고용시장 위축은 완화됐다"면서 종전보다 미 경제 상황을 좋게 평가했으나 "기업들은 아직도 고정 투자를 축소하고 있고 고용시장은 약하다"고 금리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또 성명서는 "물가상승 여력이 당분간 낮은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우려는 크지 않다는 점도 재확인했다. FRB는 그러나 금융위기에 맞서 취했던 비상조치의 종료 시기를 구체적으로 명시, 출구전략 준비도 본격화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FRB는 성명서에서 긴급 유동성 공급 조치의 대부분을 예정 시한인 내년 1ㆍ4분기까지 종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2월 종료되는 유동성 창구는 ▦기업어음(CP) 지원 ▦머니마켓펀드(MMF) 지원 ▦비은행계 금융기관 대출 ▦미 재무부(TB) 일시 임대 등이다. 성명서는 각국 중앙은행들과 맺은 통화스와프도 내년 2월1일까지 종료하기 위해 협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FRB는 지난해 금융위기 발생 이후 한국은행을 포함한 14개국 중앙은행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했다. FRB가 장기간 제로 수준의 금리를 유지하겠다면서도 출구전략을 준비하는 것에 대해 월가는 금리정책 전망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데이비드 비안코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 수석투자전략가는 "내년 금융시장의 최대 리스크는 금리인상 여부"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월가 투자은행들의 금리정책 전망은 천차만별이다. 내년 가을 이후 금리인상 기조로 돌아설 것이라는 게 일반적 관측인 가운데 내년 말 기준금리가 3%까지 오른다는 전망과 오는 2011년에 가서야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