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일 경북 칠곡경찰서 수사과장은 22일 “긴급 체포된 장모 경사가 혐의 일부를 시인했다”고 밝혔다.
칠곡경찰서 소속 장모(40) 경사는 빚을 갚지 않는다는 이유로 배모(33)씨에게 전직 경찰관인 PC방 업주 이모(48)씨를 살해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21일 긴급 체포됐다.
장 경사는 전날 긴급 체포될 당시에는 범행을 전면 부인했지만 조사가 진행되면서 “농담삼아 한 얘기였다. 설마 실행에 옮기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일부 시인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장 경사의 진술이 살인을 실행한 배씨의 진술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고 판단, 이날 중으로 살인교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앞서 배씨는 16일 오후 10시 50분께 칠곡군 북삼읍 한 PC방에서 업주 이씨를 살해한 혐의로 20일 검거됐다.경찰은 21일 배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배씨는 경찰조사에서 “이씨를 살해하면 장 경사가 빌려준 돈 3,000만원을 탕감해주고 수천만원의 사례비를 주겠다고 제의해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장 경사는 2008년 이씨와 칠곡의 한 파출소에서 함께 근무했다.
그는 2008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아파트나 퇴직자금을 담보로 돈을 빌려서 사업자금이 필요하다는 이씨에게 2억2,000만원을 빌려줬으나 1억2,000만원을 돌려받지 못했다.
이씨는 2010년 6월 경위로 명예 퇴직한 뒤 PC방을 운영해 왔으나 주식투자 실패 등으로 빚이 많았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는 지난해 5월께 “빚이 늘어나 힘들다”며 “사채 3,000만원을 갚아주면 종신보험에 가입해 사망 보험금 수급자를 장 경사로 해주겠다”고 제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험 수령액은 모두 3억원이다.
장 경사는 이 조건을 받아들여 3,000만원을 대신 갚아줬다.
결국 이씨가 얼마 지나지 않아 보험금을 내지 못하자 장 경사가 대신 냈다.
그럼에도 나머지 빚 1억2,000만원을 갚지 않자 장 경사가 보험금을 노리고 배씨에게 살해하도록 시킨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대질조사를 벌인 결과 장 경사가 범행을 직접 시인한 것은 아니지만 농담삼아 한 얘기라며 일부 혐의를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미디어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