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요르단테러 사망자 최소 57명…한국인 없는듯

요르단 수도 암만 중심가의 호텔 3곳에서 9일 밤 발생한 연쇄 폭탄테러로 최소 57명이 숨지고 115명이 부상했다고 마르완 무아셰르 요르단 부총리가 10일 밝혔다. 무아셰르 부총리는 사망자들의 국적이 완전히 확인되지는 않았으나 대부분 요르단인들이라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현지의 한 보안관리는 사망자 중 아시아인이최소 3명 포함돼 있으며 중국인들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에서 한국인 희생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요르단 경찰은 이날 오후 9시2분께 암만 시내의 5성급 호텔인 래디슨 SAS 호텔에서 첫 폭발이 일어난 뒤 인근의 그랜드하얏트와 데이스인에서 연쇄폭발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무아셰르 부총리는 그랜드하얏트 호텔과 래디슨 호텔은 폭탄 벨트를 두른 자살테러범 2명이 공격했으며 데이스인에서는 폭발물을 실은 차량이 경찰저지선을 넘는데 실패하고 호텔 밖에서 폭발했다고 밝혔다. 외국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래디슨 호텔과 그랜드하얏트호텔은 1㎞ 가량 떨어져있으며, 3성급 호텔인 데이스인은 이스라엘 대사관 인근에 위치해 있다. 이에 따라 이번 테러는 친미, 친 이스라엘 정책을 펴 온 요르단의 정정불안을노린 범행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주 요르단 대사관의 강 철 영사는 10일 "요르단 총리실과 경찰로부터 한국인 사상자는 없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강 영사는 사건 직후 한인회, 선교사회, 여행사 등 한인조직에도 확인해 봤다며폭발이 있었던 3개 호텔에 투숙한 한국인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요르단 당국은 폭발 직후 호텔 주변을 차단한 채 부상자들에 대한 긴급 구호작업에 나섰으며, 아드난 바드란 총리는 그랜드하얏트 호텔을 전격 방문해 사건수습을독려했다. 경찰 당국은 장갑차와 대(對)테러특수 부대가 외교공관과 정부 청사,호텔 등을 봉쇄했으며 암만 전역의 도로가 통제돼 사실상 다른 도시들과 차단됐다고 밝혔다. 무아셰르 부총리는 또 "요르단 지상 국경이 모두 봉쇄됐으며 조만간 추가 조치들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폭발소식이 알려진 뒤 즉각 의료팀을 파견하겠다고 발표했다. 첫번째 폭발이 일어난 래디슨 호텔에서는 자폭테러범이 결혼식 피로연이 열리고있던 호텔 연회장에 침투, 사망자 대부분이 요르단인 하객들이었다고 무아셰르 부총리가 밝혔다. 이 호텔에서 최소 8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래디슨 호텔은 특히 이스라엘 관광객들이 많이 이용하는 곳으로 이전에도 알-카에다의 공격 표적이 됐으나 피해를 비켜간 적이 있다. 목격자들은 굉음이 들린 뒤 호텔 건물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고 말했다. 래디슨 호텔의 아민 오마르는 보안군이 호텔을 인계했으며 투숙객들은 모두 호텔방으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9층 짜리 특급호텔인 그랜드하얏트에서는 로비에서 폭발이 일어나 1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랜드하얏트 호텔에는 폭발 직후 방화 전문가들이 도착해 조사를 벌였으며 또다른 폭탄은 없다고 확인했다고 현장의 AP통신 기자가 전했다. 하얏트 호텔 체인 대변인은 호텔 투숙객들을 대피시켰으며 경찰이 호텔 주변을 차단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사상자 숫자는 밝히지 않았다. 폭발이 일어난 세 곳의 호텔에는 모두 요르단 사설 경비회사에서 파견한 경비요원들이 호텔 창구 주변에 배치돼 있었으며 24시간 호텔 건물 주변을 경찰 차량이 순찰해 왔다. 이라크 내 알-카에다 조직의 최고 책임자로 알려진 아부 무사브 알-자르카위의고향인 요르단은 상대적으로 테러의 안전지대로 꼽혔지만 지난 8월 아카바 항에서 로켓탄 공격으로 군인 1명이 사망한 뒤 추가 테러 우려가 고조돼 왔다. 호시야르 지바리 이라크 외무장관은 이날 암만에서 바드란 총리와 만난 후 "이번 공격은 알-카에다의 전형적인 공격수법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의 한 테러대응 관리는 미국도 조사를 진행 중이라면서 요르단 출신인 자르카위가 공격 배후에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무아셰르 부총리도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알-카르카위가 이번 테러의 배후인물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자르카위를 지지하는 한 무장조직 웹사이트에는 아부 하자르 알-샤미라는 사람이 자르카위가 이번 공격에 가담했다며 찬양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스콧 매클렐런 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폭발이 일어난지 3시간 만에 발표한 성명에서 "부시 대통령이 암만에서 무고한 민간인들을 상대로 한 악랄한 테러 공격에 대해 가장 강력한 용어로 비난했다"면서 미국은 용의자 수사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밝혔다. 카자흐스탄을 공식 방문 중이던 요르단 국왕 압둘라 2세는 일정을 단축하고 이날 밤 요르단으로 급거 귀국했다. 중동 순방의 일환으로 사우디 아라비아 지다에 머물고 있는 코피 아난 사무총장도 이번 공격으로 요르단 방문 일정을 취소했다. 암만은 이라크로 가는 길목에 위치해 시내 주요 고급호텔들에는 이라크를 드나드는 미국,영국인 관리들과 사업자들이 많이 묵고 있다. 또 부유한 이라크인들이 자국의 폭력사태를 피해 암만으로 모여들면서 최근에는고가 성매매가 성행하는 등 이라크의 자금이 몰리기도 했다. 앞서 요르단은 테러를 기도한 무장조직원 수십명을 체포하고 알-자르카위를 포함, 아직 수배중에 있는 많은 테러 용의자들에 대해서 사형을 선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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