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원주캠퍼스(부총장 한상완)는 허허벌판의 황무지에 첨단의료기기 산업의 씨앗을 뿌려 싹을 틔우는데 성공한 ‘한국의 스탠포드 대학’이다.
남들이 거들떠 보기전에 보건소 일부를 빌려 창업보육센터를 만들었고 교수와 학생, 지자체와 지역 기업인들이 한 마음으로 뭉친 결과, 수출로 돌파구를 연 스타 의료기기 업체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창보센터 출범 때 원주권에 전무했던 의료기기 업체가 5년만에 무려 66개로 늘어났다.
그러나 원주 캠퍼스의 꿈의 현실화는 이제 막 이륙한 단계. 장차 고부가의 G7 산업인 이 부문에서 GE 등과 어깨를 겨루는 글로벌 의료기기 업체를 만들어 내겠다는 의지가 캠퍼스내 테크노타워는 물론 전용공단, 전용 산업기술단지에서 넘쳐나고 있다.
◇ 학내 창고에서 출발 스타기업 쏟아내= 의료기기산업의 씨앗은 지난 79년 국내는 물론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4년제 의료공학과가 연세대 원주캠퍼스에 설치되면서부터. 98년 원주시가 군사도시외에 별다른 특색이 없는 시를 키울 전략산업을 고민하던 중 윤형로 연세대 의료공학과교수가 아이디어를 제공하면서 드라이브가 걸렸다.
시는 학교 근처의 보건소 사무실 중 200평을 창업보육센터로 내줬고 학내 조립식 건물에서 진행되던 대학원생들의 의료기기 벤처 만들기가 본격화한 것. 대학원생들은 한밤 중에도 불을 밝혀가며 연구개발에 몰두했고 의료공학부 교수들도 발벗고 나섰다.
자생적인 노력의 결실이 보이면서 의료공학분야 지역혁신센터(RRC)와 기술혁신센터(TIC) 유치 등 정부의 지원이 주마가편으로 작용했다. 2000년에는 창업보육센터를 졸업한 기업들을 흡수할 첨단의료기기산업기술단지가, 2003년에는 문막읍 동화리 일대 10만여평에 전용공단까지 마련됐다.
이곳에서 보육된 씨유메디칼은 일본서도 못 만드는 심장충격기를 생산, 올해 200만불 규모로 독일에 수출했고 바이오 프로텍은 의료용 전극의 국내시장을 재패한 후 세계 50개국에 올해 700만불어치를 수출하는 등 스타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 대학이 기획, 지자체ㆍ정부 지원 손발 맞아= 짧은 시기에 원주 첨단의료기기 단지가 자리잡을 수 있게 된 데는 대학이 기획, 기술ㆍ정책자문의 주도적인 역할을 맡았고 지자체가 시장이 바뀐 가운데서도 일관된 의지로 지원했기 때문이다.
현재 대학내 첨단의료기기테크노타워내에는 어떤 형태의 의료기기 시제품도 만들 수 있고 기압 온도 전자파 등 다양한 부문에 걸쳐 검사할 수 있는 거액의 검사장비들을 갖추고 있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든지 이곳에서 시제품을 만들고 시험해볼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 시제품 개발에 성공하면 미국의 FDA, 유럽의 CE인증을 받도록 적극 지원해준다. 투자유치까지 지원돼 문막 전용공단에 공장을 짓고 기업을 키울 수 있는 환경도 구비됐다.
◇ 의료기기 글로벌 기지 육성 야심= 연세대 원주캠퍼스는 미국이나 유럽의 시골에 있는 작은 명문 ‘특화’대학들처럼 원주를 세계적인 의료기기 특화단지로 성장시키면서 동시에 의료공학분야에서 세계를 대표하는 대학으로 비상하겠다는 야심을 갖고 있다.
문막 전용공단옆에 외국인 전용공단까지 마련, 세계적인 의료기기 기업들의 공장을 유치하고 R&D 센터도 적극 유치한다는 전략을 펴고 있다. 인근의 한라대, 상지대학과의 연대도 강화할 예정이다.
한라대는 자동차 메카트로닉스부문의 강점을 활용 의료용 이송기기 부문에, 한의과가 특화된 상지대는 한방의료공학부문, 연세대 원주캠퍼스는 의료전자부문의 역할을 담당, 트로이카체제로 기업성장을 지원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