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말 효과, 월요일 효과에 이어 월중 효과까지….’
투신권의 주식시장 영향력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신조어들이다. 월말 효과는 월급날이 몰려 있는 월말에 펀드에 자금이 들어오면서 주가가 크게 오르는 현상을, 월요일 효과는 토ㆍ일요일 이틀을 쉰 투신권이 월요일에 주식을 사들이면서 주가가 급등하는 것을 나타내는 말이다.
이제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펀드에 계속 자금이 쌓이면서 이렇다 할 조정 없이 한달 내내 오르는 월중 효과로 발전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물론 당장 주가가 오르니 반가운 일이지만 일각에서는 이런 현상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자칫 지난 99년 말처럼 ‘돈의 힘’에만 의존한 주가상승과 과열 양상의 거품이 어느 한순간 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99년 말~2000년 초 주식시장은 투신권의 무대였다. 한 주식운용자는 “한달에 최대 11조원에 달하는 자금이 유입되는 등 밀려드는 돈을 주체하지 못해 매수 주문을 내기에 바빴다”고 당시를 회고한다. 지금도 비슷하다. 최근 5~6일 만에 1조원의 돈이 주식형 펀드로 몰렸다.
문제는 마냥 좋아할 게 아니라는 것이다. 최근 쿨머니(차분한 돈)뿐만 아니라 핫머니(조급한 돈)의 유입이 늘어나면서 투자 행태가 다시 단기 위주로 변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는 단기 대박을 노리면서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펀드매니저는 “솔직히 지나치게 많은 자금이 유입돼 부담스럽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또 이 같은 자금 유입에는 단순히 시장이 좋아서가 아니라 운용사들의 과대포장과 투자자들의 ‘펀드에 대한 환상’이 어우러져있다고 지적했다.
자산운용사들은 “설정 후 수익률 몇백% 달성”하는 식으로 펀드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당연히 투자자들은 ‘수익률 환상’에 빠져들면서 목돈을 벌 수 있다는 과대망상을 갖게 됐다. 펀드라는 게 원래 ‘예금금리+알파’가 적정 수익률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기대치가 너무 높아져버린 것이다. 최근 펀드매니저들이 두려움을 느끼는 것도 이 때문이다.
누구의 잘못이었든 이제부터라도 열을 식히면서 실상을 제대로 알리는 작업이 병행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현재 만들어지고 있는 기회가 어느 한순간 시장을 짓누르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