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서울대 공대 교수 공채 사상 첫 무산…교수사회도 '이공계 위기'

우수학생들이 이공계열 입학을 꺼리는 ‘이공계 위기’가 서울대 교수 사회에도 불어닥쳤다. 서울대 공대는 21일 다음달 1일자로 발령할 예정으로 올해 2학기 신임 교수 공채를 실시한 결과 지원자들이 모두 부적합 판정을 받아 사상 처음으로 공채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공대는 지난 3월 기계항공공학부, 전기ㆍ컴퓨터공학부, 재료공학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조선해양공학과 등 5개 학부(과)에서 신임 교수 7명(기금교수 1명 포함)에 대한 채용공고를 냈다. 이에 40여명이 지원했으나 각 학부(과) 인사위원회의 서류심사 및 심층 인터뷰를 통과하지 못하거나 전체 교수회의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아 결국 한 명도 신임 교수로 채용되지 못했다. 신임 교수 채용 실패는 공대 설립 후 처음이다. 부적합 판정 사유는 개인마다 다르지만 전반적으로 지원자들의 학문적 성취가 부족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우수인력이 공대 교수직을 꺼리는 현상도 한 이유인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대 자연대도 사정이 비슷하다. 자연대 물리ㆍ천문학부는 5년 전 생물물리학 분야 신규 교수 공채를 시도했다가 2차례 연속 실패한 후 결국 지난해에야 특채 형식으로 해외에 있는 우수인재를 영입했다. 화학부 역시 교수 공채에 실패해 채용을 미뤄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다음달 11일 퇴임을 앞둔 김도연 공대 학장은 “일단 채용되면 능력에 관계없이 동일한 연봉과 정년을 보장받고 연구비를 나눠 갖는 환경 속에서 쓸 만한 인재가 몰릴 까닭이 없다”면서 이 같은 현상을 국내 이공계의 전반적인 위기로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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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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