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등 국책사업 차질은 국민들 경제의식 부족때문"
박승 총재, 경제교육 강조 韓銀 '알기쉬운 경제…' 발간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4일 ‘알기 쉬운 경제 이야기’ 책자 발간 기념식에서 책을 들어보이며 설명을 하고 있다. /김동호기자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4일 "새만금 사업이 10년 세월을 허비하고 천성산 터널 등 국책사업이 차질을 빚는 것은 국민들의 경제의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며 이로 인해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치르고 있다"며 국민경제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총재는 이날 오전 '한국은행의 알기 쉬운 경제 이야기' 책자 발간 기념식에서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도심 한가운데 공동묘지나 납골당을 짓는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자기 동네 옆에는 혐오시설들을 둘 수 없다는 의식 때문에 경제정책들이 외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총재는 경제주체인 국민들이 경제현상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려야만 개인과 사회의 이익이 조화를 이룰 수 있다고 진단했다. 나아가 한국경제의 장기적인 지속 성장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박 총재는 "지난 60년대 경제발전기에는 정부가 계획을 잘 세우고 끌고 가면 됐지만 지금은 시장 참여자들이 경제활동을 통해 이끌어가는 시대로 변했다"며 "이제는 개인의 의견이 얼마나 합리적으로 수렴되느냐에 따라 경제의 지속 성장도 결정된다"고 강조했다. 박 총재는 과거에는 개별 국민들이 노력해 생활수준(의ㆍ식ㆍ주)을 바꿀 수 있었지만 지금은 국민 생활수준을 결정하는 문제들(의료ㆍ교통ㆍ환경)이 대부분 공공재 성격이 짙어 개인 돈으로 해결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박 총재는 "세금을 내라고 하면 불평하면서 유산은 몽땅 자식들에게 물려주고 교육문제를 과외로 해결하려 한다"며 탄식한 뒤 "앞으로 우리 경제발전은 물질보다는 정신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박 총재는 이날 과거 교수 시절 터득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경제교육 강의안 사례'를 직접 작성, 한은 내 교수단이 앞으로 강의할 때 유의해줄 것을 당부했다. 한은은 오는 18일부터 연말까지 전국의 661개 학교를 직접 방문해 본격적인 경제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김민열 기자 mykim@sed.co.kr
입력시간 : 2005-04-04 18: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