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5월 27일] 명품과 투자자 보호

[로터리/5월 27일] 명품과 투자자 보호 노정남 대신증권 사장 불가리ㆍ루이비통ㆍ프라다ㆍ페라가모ㆍ몽블랑…. 누구나 한번쯤은 갖고 싶어 하는 '명품' 브랜드들이다. 대부분이 고가인 탓에 과소비와 사치의 표상처럼 인식되기도 하지만 여전히 사회적 성공에 대한 자부심의 표현으로 여겨진다. 명품의 사전적 의미는 '뛰어난 물건이나 작품'이다. 명품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명성(fame)을 갖고 있어야 하고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한 품질(quality)이 뒷받침돼야 한다. 오랜 세월 충분한 검증을 받은 전통(tradition)도 있어야 하고 아무나 소유할 수 없는 희소성(scarcity)ㆍ고가(high price)라는 조건도 만족해야 한다. 이렇게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만 명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명품을 소유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흐뭇해 하는 사람들이 많은 듯하다. 금융회사의 경영을 맡고 있다 보니 회사를 찾은 고객에게 특별한 명품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금융에서의 명품이란 명성ㆍ전통ㆍ희소성ㆍ품질의 조건을 고루 갖춘 서비스라는 의미도 있겠지만 고객의 자산을 안전하게 지켜주고 수익을 안정적으로 올려주는 컨설팅서비스에 무게를 더 두게 된다. 투자자 보호가 진정한 명품 서비스라는 말이다. 요즘 증권사들은 거래수수료를 낮추며 치열한 생존경쟁 중이다. 일부는 타사 거래고객을 빼앗기 위해 세계 최저 수준의 수수료를 제시하며 노마진 영업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고객의 수익을 올리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고객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지에 대한 얘기는 쑥 들어갔다. 일부에서는 수수료 인하가 최고의 서비스인양 수수료율로 증권사를 줄 세우기조차 한다. 금융회사가 고객에게 해야 할 첫번째 약속은 고객의 자산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키워주는 일, 즉 투자자 보호다. 값싼 수수료를 받으며 고객에게 무관심하기보다는 좀더 고객에게 다가가 그들을 지켜주는 서비스로 경쟁해야 된다는 생각이다. 명품은 아버지가 아들에게, 어머니가 딸에게 대물림할 수 있을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어야 한다. 증권사들은 부모가 자식에게 물려줄 정도의 가치 있는 명품 서비스로 경쟁해보면 어떨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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