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하락속도 너무 가파르다 원·달러 9년여만에 910원대로 폭락…원·엔도 800원대 붕괴추가하락 마저 예상…내년 경제에 큰 부담수출주 '직격탄' 연말랠리 기대 증시에 찬물 최형욱 기자 choihuk@sed.co.kr 관련기사 "판매가냐 경쟁력이냐" 기업 초비상 환율, 연말장세 '최대 복병' 현대차 '환율 쇼크' 16개월만에 최저치 "환율 내년 상승전환 1,000원 넘을수도" 환율 쇼크에 수출·내수주 '희비' 환율급락 효과로 내년 국민소득 2만弗 원ㆍ달러 환율이 외환당국의 거듭된 구두경고에도 불구하고 9년여 만에 920원선 밑으로 폭락했다. 원ㆍ엔 환율도 지난 11월23일 이후 2주 만에 다시 100엔당 800원선 아래로 떨어졌다. 이처럼 원화가 달러화는 물론 일본 등 아시아 경쟁국 통화에 대해서도 초강세를 띠면서 수출기업의 채산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게다가 환율의 추가 하락마저 예상돼 기업 투자와 고용 위축, 내수 침체 등이 심화되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내년 경제에 큰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원90전이나 하락한 916원40전으로 거래를 마쳤다. 6거래일간 14원40전 급락하며 종가 기준으로 97년 10월22일(915원10전) 이후 9년1개월 만에 처음으로 910원대로 떨어졌다. 이날 하락폭은 6월30일의 11원70전 이후 5개월여 만의 최대치다. 재정경제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여타 국가 통화에 비해 원화의 상대적 절상폭이 큰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 뒤 “필요할 경우 당국은 언제든지 조치를 취할 것이며 실탄도 충분하다“고 구두개입에 나섰으나 속락하는 환율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또 코스피지수는 환율 하락으로 수출주들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전날보다 6.86포인트(0.48%) 하락한 1,413.73포인트로 마감, ‘연말 랠리’ 기대감도 사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원ㆍ달러 환율이 ‘날개 없이’ 추락하는 이유는 미국의 경기 둔화로 금리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유럽과 일본은 경제가 견조한 회복세를 타면서 조만간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투자자금이 상대적으로 고금리 통화인 유로화와 엔화로 몰리고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도 외환보유액을 다변화하면서 달러화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원화 절상폭이 너무 크다는 점이다. 수출업체들이 선물환 등을 통해 미리 달러 팔기에 나선데다 한국은행이 내년에 콜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원화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올 들어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 상승률은 9.5%로 태국 밧화에 이어 아시아 국가 가운데 두번째로 컸다. 반면 일본 엔화는 2.1% 오르는 데 그쳤다. 이날도 오후3시 현재 원ㆍ엔 환율은 100엔당 799원80전을 기록, 2주 만에 다시 800원선 밑으로 떨어졌다. 글로벌 달러 약세에다 원화 강세 요인이 겹치면서 내년 초 원ㆍ달러 환율이 900원선 밑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장순호 우리선물 연구원은 “엔ㆍ달러 환율이 110엔선까지 하락하면 원ㆍ달러 환율도 880원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송태정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925원 정도로 예상했던 내년 예상 환율을 하향 수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세계적인 경기 둔화에다 환율 악재까지 겹칠 경우 내년 수출 증가율은 한자릿수까지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더구나 환율 하락은 수입물가는 떨어뜨리지만 6개월 정도 뒤에는 기업의 채산성 악화로 인한 임금 하락 및 소비 위축으로 내년 한국 경제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 입력시간 : 2006/12/06 17: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