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마트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국민연금 등의 지분투자 거부로 인수자금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는 하이마트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국민연금과 새마을금고 등 주요 기관투자자들에게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해 줄 것으로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인수회사(타킷회사)나 특수목적회사(SPC)의 주식 인수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방향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인수금융((loan) 형태로만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연금이 인수금융 형태로 참여하는 것은 하이마트 주가가 최근 급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하이마트 주가가 최근 4만원대로 주저앉은 상황에서 MBK가 주당 8만원 이상으로 인수를 결정했다”며 “국민연금 입장에서는 4만원짜리 주식을 8만원에 사는 것과 마찬가지 이기 때문에 지분투자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에 정통한 관계자도 “국민연금 내부에서 시중은행이 인수금융 구조를 짜오면 참여여부를 적극 검토할 수 있지만, 에쿼티(지분투자)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새마을금고는 역시지분투자보다는 인수금융 형태의 대출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BK파트너스의 주요 자금투자자인 LP(유한책임사원)들도 하이마트를 고가에 인수한 게 아니냐는 부정적인 시각 때문에 출자를 머뭇거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BK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MBK가 주요 LP들에게 하이마트 인수 가격을 제시하며 자금요청(캐피탈콜ㆍcapital call)을 했는데, 최근 하이마트 주가가 급락하면서 부정적인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며 “LP들을 설득하는 게 현재로서는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MBK의 하이마트 인수가격은 주당 8만2,000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마트 매각지분이 65.25%(1,534만여주)인 점을 감안하면 총 1조2,000원에 달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