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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레르의 유럽축구 돋보기 <5>스페인전 한국팀 MVP는 구자철

31일(한국시간) 스위스에서 끝난 한국과 스페인의 평가전(스페인의 4대1 승리)은 스페인의 입장에서는 열흘 후 개막하는 유로 2012(유럽축구 국가대항전)를 준비하는 데 있어 아주 효율적인 경기였다. 아시아의 강팀 중 하나이며 체력과 스피드가 장점인 한국은 아주 좋은 평가전 상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스페인은 사비 에르난데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세르히오 부스케츠 등 바르셀로나 소속 선수들이 합류하지 않았음에도 세계 최강의 패스 플레이를 선보였다. 발렌시아 유스팀 시절 내가 직접 지도했던 후안 마타와 다비드 실바는 이제는 완전히 성장해 세계 톱클래스의 선수임을 스스로 입증했다. 산티 카솔라와 함께 이들 3명은 전방의 페르난도 토레스에게 전반 내내 위협적인 패스를 제공했다. 후반전에는 특히 유로 2012 출전 명단에서 제외된 멤버들과 후보들의 실력, 그리고 그들간의 호흡이 인상적이었다. 비센테 델 보스케 감독도 경기 후 말했지만 스페인 국가대표팀의 성공 비결은 개개인의 실력도 있지만 팀 동료들간의 좋은 관계와 분위기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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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한국은 어땠을까. 내가 느끼기에 전반전의 한국은 무척 위험한 상대였다. 스페인을 상대로 이길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을 한국은 전반에 보여줬다. 스페인이 공격권을 가졌을 때 팀 전체가 정비되고 집중한 상태를 유지해 골 찬스를 차단했고 상대가 볼을 잃었을 때는 빠르고 정확하게 측면을 공략해 간담이 서늘한 역습을 펼쳤다. 그 결과 0대1에서 1대1을 만드는 동점골(김두현ㆍ경찰청)이 나왔다. 한국의 빠른 역습에 스페인 수비가 볼을 걷어낼 때 실수를 한 것이다. 물론 후반전에는 스페인의 위압감 때문인지 한국도 집중력을 조금 잃은 것 같은데 적어도 내가 본 전반전의 한국은 세계 무대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팀이었다. 개인적으로 한국팀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선수는 김두현이 아닌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이었다.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들 속에서도 그는 움츠러들지 않았다. 23세로 나이도 어린 구자철은 빅 리그에 진출하기에 충분하다고 확신한다. 그 중에서도 플레이 스타일상 스페인 프리메라리가가 가장 어울릴 것 같다.

한국에 상주하는 스페인 사람으로서 한국과 스페인의 평가전은 특별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 유소년을 지도하는 나로서는 경기를 더욱 관심 있게 지켜봤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양팀 모두 부상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월드컵 최종 예선을 앞둔 한국팀에 행운이 있기를 바랄 뿐이다. /페페 세레르(대교바르셀로나 축구학교 총감독ㆍ바르셀로나 유스팀 스카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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