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이란, 공식 입장 아직없어 '신중'

[정부, 이란제재]<br>이란대사관도 "할말없다"

8일 오후 서울 세종로 청사에서 '대(對)이란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관련 정부 발표'가 진행되던 같은 시간, 이란 테헤란에서는 우리 정부는 이란 측에 같은 내용을 설명했다. 제재조치를 내 놓을 수밖에 없는 이유와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안보리 결의에 동참은 하지만, 이란과의 교역규모가 올해 7월까지 작년에 비해 50%가 늘어난 74억3,000만 달러에 이르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로서는 파장을 최소화 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인 셈. 그만큼 이란의 반응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것인데, 현재까지 이란은 공개석상의 공식적인 입장은 내 놓지 않고 있다. 주한 이란대사관 역시 우리 정부의 이란 제재 조치에 대해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주한 이란대사관은 "한국 정부의 (대이란 독자제재) 발표와 관련해 말씀드릴 게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주한 이란 대사가 본국으로 귀국해 있기 때문인데, 이는 이란 대사가 한국으로 돌아오는 시점에, 이란 역시 어떤 입장을 내 놓지 않겠냐는 해석도 가능하다. 주한 이란 대사가 우리측 제재조치 발표 후 이란 외교부 본부와 심도 있게 논의한 뒤 귀임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시각이기도 하다. 이란은 한국이 제재방침에 동참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 나온 뒤 '무역보복' 등의 경고성 발언을 잇따라 내 놨었다. 주한 이란 대사 역시 지난달 초 "친구는 어려울 때 등 돌리지 않는 법"이라면서 한국이 독자적으로 대이란 추가 제재를 한다면 "두 손 놓고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며 강하게 경고했다. 이란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라민 메만파라스트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지난 5일 관영 IRNA 통신과의 회견에서 일본이 지난 3일 이란 제재 안을 발표한 것과 관련, "이란에 제재를 가하는 국가 클럽에 가세하는 나라는 이란의 높은 잠재력을 활용하는 기회를 잃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에도 비슷한 수준의 발표를 하지 않겠냐는 게 정부의 시각이다. 한편 구체적인 제재대상으로 꼽힌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은 정부의 공식적인 제재 발표 뒤에는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구체적인 반응 역시 삼가고 있다. 대신 수시로 회의를 열고 금융감독 당국이 영업정지와 같은 조처를 내릴 경우 대응 방침에 대한 논의가 이어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은 정부의 제재 발표 이후 외부와의 연락도 철저히 차단하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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