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인터뷰] 전광수 커피하우스아카데미 대표


"인테리어로 카페가 성공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철학과 지식 없이 커피 좀 볶는다 싶어 개인 카페를 차리면 과거 들불처럼 일어났다 사라진 조개구이점의 전철을 밟게 될 것입니다." 급성장하는 국내 커피시장에서 알아주는 로스터(roster)인 전광수(48ㆍ사진) 전광수커피아카데미 대표는 우후죽순 격으로 생겨나는 개인 카페 운영자와 창업 희망자들에게 "다양한 변수의 최적화가 가능한 커피의 맛과 향을 이해하지 못하고 카페를 차린다면 성공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전국의 카페 수는 지난 2007년 약 1,500개에서 9,400개로 5배 이상 증가했고 최근 창업 예비자의 70%가 카페를 선호, 갈수록 레드오션이 돼가고 있다. 그는 "개인 아카데미가 500곳이 넘고 커피 볶는 집도 3,000곳이 넘을 정도로 시장은 폭발적으로 증가해 준비가 덜 된 상태로 카페를 차려 실패하는 곳이 최근 급증하고 있다"며 "해외여행, 대학 평생교육원 취미강좌 등을 통해 독특한 커피 맛을 본 사람이 늘고 소비자들의 입맛도 갈수록 깐깐해지고 고급화되고 있으므로 이를 만족시켜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인 카페가 대형 프랜차이즈 틈바구니에서 성공하기 위한 전략에 대해서는 "나만의 커피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커피는 볶는 과정을 거쳐 새 생명을 얻는다. 커피 품종이 전세계적으로 100여가지를 넘고 같은 품종이라도 기후ㆍ토양에 따라 특성이 달라지므로 품종별 특성을 제대로 살리려면 로스팅 온도와 커피 내리는 기구를 달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 대표는 18년 전 중외제약 영업사원으로 일하다 커피의 매력에 빠져 커피 공정무역으로 유명한 선라이즈 커피공장(미국 캘리포니아 샌리앤드로)으로 연수를 떠났다. 엘살바도르 출신의 밀튼 코레아스 사장으로부터 핸드 로스팅의 묘미와 세계 커피농장의 열악한 실정에 눈을 뜬 그는 귀국 후 커피공장과 아카데미 등을 운영하며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공정무역 커피를 처음 들여온 '아름다운가게'의 커피 맛도 그가 정해줬다. 커피의 묘미를 묻자 그는 와인과 비교했다. "와인은 맛을 평가하는 소믈리에밖에 없지만 커피는 생두(生豆)를 감별하는 커퍼(cupper), 볶는 로스터(roaster), 섞는 블렌더(blender), 그리고 내리고 서빙하는 바리스타(barista) 등 전문직이 많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해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쉽다. 아직 바리스타가 거의 전부지만 시장이 더 커지면 자연스럽게 직종도 세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쓴맛 외에 신맛ㆍ짠맛ㆍ단맛ㆍ매운맛 등 산지ㆍ품종별로 어떻게 섞느냐에 따라 풍미 등 맛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것도 매력이다." 그는 앞으로의 꿈에 대해 "제대로 된 커피아카데미를 세워 후학을 양성하고 안정된 커피를 공급받을 수 있는 커피농장을 사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2008년 카페 김광수커피하우스를 시작한 그는 가맹점을 딱 20군데만 열 예정인데 그의 아카데미 수업을 받은 제자들이 현재 15군데를 열었다. 전 대표는 "커피에 대한 철학이 같은 사람과 함께 사업을 하고 싶다. 또 직접 로스팅한 커피를 공급할 수 있는 한계가 20여군데 정도이다 보니 더 이상 늘리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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