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국가 시스템 개조하자] 일에 짓눌린 한국… 근로시간 줄여야

'36개국 가운데 27위.'

꼴찌나 다름 없는 이 통계는 지난 5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우리나라의 행복지수 순위다.


취임 다섯달째를 맞은 박근혜 정부는 '국민행복시대'를 야심 찬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곳곳에 놓인 장벽은 여전히 높다.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장시간 근로관행과 일ㆍ가사를 병행하기 힘든 직장문화는 개인의 행복과 효율적 성장 모두를 가로막는 병폐가 되고 있다.

OECD가 발표한 행복지수에서 한국은 안전과 시민참여ㆍ교육 등의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지만 고용과 주거 등은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특히 일과 생활의 균형, 건강, 삶의 만족도 분야는 회원국 가운데 가장 낮았다.

15∼64세 한국 남성 중 75%가 직장을 다니며 보수를 받지만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은 53%에 그치고 있다. 일과 가정의 양립에서 한국 여성들이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뜻이다.


또 한국 근로자들은 연간 일하는 시간이 2,000시간을 넘어서면서 다른 회원국을 압도하고 있다. 이 같은 장시간 근로로 인한 능력개발 부족 등으로 노동생산성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1인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27.2달러로 OECD 평균(43.9달러)의 62%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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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행복의 척도나 다름 없는 '여가생활 학보' 측면에서는 낙제점을 받았다. 여가를 포기하고 오로지 일만 하는 관행이 국민들의 삶을 행복과는 반대 방향으로 이끌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근로시간 단축과 육아휴직 활성화 등으로 일과 가정을 양립시키는 지속 가능한 복지 시스템 없이는 결코 성장을 도모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OECD 통계에서 한국보다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는 대부분 국민소득도 높고 복지체계도 잘 갖춰진 선진국들"이라며 "결국 복지와 성장, 개인의 행복은 따로 떨어진 것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강조했다.




나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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