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시장 파장] “증권ㆍ외환시장 직격탄 금융불안 상당기간 지속”

이라크전 조기 종전 후 찾아온 모처럼의 경기회복기대심리가 다시 무너지고 있다. 금융시장의 불안기류는 상당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주식시장은 외국인들의 지속적인 매도공세로 약세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다 원화가치 역시 `북핵`의 직격탄을 맞아 상당기간 평가절하(환율상승)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 국가신용등급이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외국인 투자유치도 틀어질 가능성이 커졌을 뿐만 아니라 국내소비와 투자 역시 위축될 전망이어서 우리 경제는 다시 위기상황을 맞게 됐다. ◇주가ㆍ원화가치 수직하락= 25일 증시는 베이징 3자 회담 결렬과 북한의 핵 보유 발언에 영향받아 사실상 투매양상을 보여 종합주가지수가 닷새째 수직 하락했다. 외국인은 주가가 떨어지기 시작한 지난 21일부터 닷새째 매도공세를 벌이고 있고 매도규모도 3,000억원대를 넘었다. 외국인 매도행진이 이어지고 있는 점은 향후 전망을 더욱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기관쪽도 상황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이날 연기금 등이 사자에 나서면서 지수 방어를 시도했지만 1조원이 넘는 매수 차익거래 잔액에 짓눌렸다. 옵션만기일이 다가오고 있어 당분간 기관 순매수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북핵문제가 최대의 이슈가 될 수 밖에 없어 당분간 약세기조가 불가피하다”며 “연중최저치인 종합주가지수 515선에서 지지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라크 전쟁 후 1,200원대 초반에서 안정된 모습을 보였던 미국 달러에 대한 원화환율도 가파른 오름세로 돌아섰다. 역외시장 등에서 투기적인 달러매수세가 가세하고 있어 시장의 불안감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외환당국이 시장에 개입하기도 이번에는 부담스럽다. 지난 3월에는 1,250원대 전후에서 직개입했지만 이번에 다시 같은 수준의 환율수준을 지지하기에는 아무래도 명분이 약하다. ◇국가신용등급 하향여부 촉각=국제 신용평가기관들이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을 낮출 수도 있다는 점이 더 큰 걱정이다. 다음주 스탠다드 앤 푸어스(S&P) 국가신용평가팀을 시작으로 무디스 등 신용평가회사들의 방한이 잇따르는 시기에 메가톤 급 악재가 터졌기 때문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북ㆍ중ㆍ미 3자 회담 성사, 노무현 대통령 방미 확정 등 호재가 쏟아져 국가신용등급 현행유지 또는 상향조정을 기대했으나 이번 사태로 물거품이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신용평가기관들은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북한 핵문제가 악화되면 신용등급 하향을 검토하겠다고 밝혀왔다. 만약 신용등급이 떨어질 경우 외국인 매도행진에 따른 증시 침체 가능성이 더 커지고, 기업과 금융기관의 신용등급도 연쇄적으로 떨어져 외화 조달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뿐만 아니라 인텔, 스타크 인터내셔널 등 외국기업들의 투자 유치도 어긋날 가능성이 높고 국내 기업이나 가계 역시 투자ㆍ소비에 몸을 움추리게 되는 등 경제전반에 미치는 악영향은 더욱 커지게 된다. ◇해외한국물 가격도 급락=이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그동안 하향 안정세를 보였던 외평채(외국환 평형기금 채권) 가산금리도 오름세로 돌아섰다. 지난 24일 1.12%였던 5년짜리 외평채의 가산금리는 25일 오전 1.18%포인트로 치솟았다. 오현석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외평채 가산금리가 오름세를 보이는 것은 한국 채권에 대한 인기도가 떨어지고 있음을 뜻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시장에서 거래되는 한국물가격도 급락했다. 지난 24일 뉴욕시장에 상장된 포스코 주식예탁증서(DR)가격은 전날보다 1.65달러 떨어진 20.25달러로 마감했고 SK텔레콤 DR도 0.63달러 하락했다. 또 유럽시장에서 삼성전자 DR 가격은 4.50달러(3.64%)나 급락했다. 국제금융센터의 한 관계자는 “북한 핵 문제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북한 핵보유 시인으로 외평채는 물론이고 해외 한국물 전반이 상당기간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영훈,임석훈기자 sh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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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석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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