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 앞으로 5년에 달렸다/송대희 국민경제교육연소장(특별기고)

◎산업구조조정 과감히 할 대통령을 뽑자한국 경제의 공든 탑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탑만이 무너져 내리는 것이 아니라 지반까지 붕괴되고 있는 것 같다. 무너지는 한국 경제가 해외 언론에 비친 모습은 가히 충격적이다. 권위있는 해외 언론들은 한국을 바보경제(Zombie Economy), 스스로 무너지는 경제(Self­immolation), 또는 벼랑끝 작전으로 목적을 달성하거나 자기의 잘못을 남에게 전가하는 건방진 국가라고 서슴없이 표현하고 있다. 대부분의 해외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에 고개를 흔들고 있다. 하루 아침에 환율은 두배정도 뛰어 올랐고 주가는 절반 가량으로 떨어졌다. 그리고 국민들은 생필품 사재기에 아수라장이다. 총소리가 들리지 않을 뿐이지 전시 체제와 무엇이 다른가. 지금 해외에서 활동하는 한국인들은 고개를 들고 다니지 못할 지경일 것이다. 우리들의 마음은 말할 수 없이 참담하다. 이러한 와중에 우리는 오늘 제15대 대통령 선거를 맞이한다. 외국 언론은 한국 대통령 선거를 마치 가라앉아 가는 배의 선장이 되겠다고 서로 싸우는 것과 같으며 또한 이들은 배를 건지는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서로 인신공격만 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그러한 면이 없다고 말할 수도 없게 되었다. 하지만 오늘 대통령 선거에 임하는 우리의 마음은 바깥에서 우리를 비아냥거리는 구경꾼들의 마음처럼 한가로울 수가 없다. 새 대통령과 더불어 하루라도 빨리 무너져 가는 경제를 다시 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공장의 멈춘 기계를 다시 돌려야 한다. 바닥난 외화를 부지런히 벌어와서 채워야 한다. 실추된 한국경제의 이미지를 바로 세워야 한다. 한국은 결코 자기 스스로 묘혈을 파는 바보경제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 주어야 한다. 새 대통령과 더불어 이 모든 일들을 5년내에 이루지 못하면 역사는 우리에게 다시 기회를 주지 않을지도 모른다. 앞으로 5년 동안 가라앉아 가는 배를 건져내어 보수하고 한국경제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작업은 결코 쉽지 않다. 부서져 가는 집을 보수하는 일은 아예 새로 집을 짓는 일보다 힘든 일이라고 한다.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는 일도 여간 힘들지 않다. 그러나 우리는 아주 힘든 이 일을 반드시 이루어 낼 수 있는 인물을 뽑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오늘 다음과 같은 세 가지를 명심하며 투표장에 가야 할 것이다. 첫째, 오늘 우리는 모두 투표장에 나가서 우리 각자의 투표권을 행사해야 한다. 한국이 바보경제라고 비아냥 하는데 만약 우리가 투표를 포기하거나 거부하거나 장난삼아 한다면 우리는 참으로 우리의 푼수를 모르는 짓을 하는 셈이다. 지금 우리는 계엄령이 선포되지는 않았지만 비상 시국하에 있는 것이나 진배없다. 가라앉아 가는 배를 타고 있는 우리가 고장난 배를 고칠 새로운 선장을 뽑는 일을 포기한다면 말이 되겠는가. 둘째, 한국 경제의 구조조정을 과감히 실천할 수 있는 후보를 뽑아야 한다. 무국경 경제시대의 실리 경제외교를 실천하면서도 투명하고 공정하며 상식적인 규범이 지켜지는 한국경제의 새로운 이미지를 국제시장에 신선하게 심어줄 능력이 있는 후보이어야 한다. 국내적으로는 한국경제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정경유착을 단절하고 고비용의 원인이 되는 과잉인력과 부실기업을 퇴출시킬 수 있는 과단성이 있어야 한다. 불공정 행위를 하는 시장 참가자들에게는 자격정지를 명하는 옐로카드가 제시되는 시장 환경을 만들 수 있는 후보이어야 한다. 셋째, 오늘 투표소에서 우리가 꼭 결심해야 할 일이 있다. 그것은 비록 내가 선택한 후보는 아니지만 일단 당선된 후보에 대해서는 더 이상 이의를 달지 않고 1백% 지지를 보내 줄 것을 다짐하는 일이다. 새로이 당선된 대통령이 경제 회복을 위한 결단을 내릴 때 그것이 비록 나 개인의 이해와 상충된다고 하더라도 온전히 지지해 주어야겠다는 성숙된 국민의 결단을 확실히 하고 투표장을 나서자. 또 다시 당선된 대통령이 분열된 국론과 서로가 손해보는 집단이기주의 앞에서 세월을 낭비하지 않도록 해주는 것은 우리 국민의 몫이기 때문이다. 이 불만의 1997년 겨울을 21세기의 선진 한국을 만드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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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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