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4개 회원사들이 직접 투표를 통해 뽑는 신임 회장은 앞으로 3년간 업계의 이해를 대변하고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해 일하게 된다. 최종 후보로 낙점된 김기범 전 KDB대우증권 사장,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은 각각 저마다의 강점을 내세워 협회장에 도전한다.
이번 선거는 후보들의 공약에 큰 차이가 없어 차별화된 개인별 이력에 따라 결과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협회 한 관계자는 "각 후보들이 지난 몇 달 동안 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들은 요구사항을 바탕으로 공약을 만들었다"면서도 "워낙 업계를 잘 이해하고 있고 준비를 잘해 공약 자체에서는 오히려 큰 차이가 없다"고 전했다.
김 전 KDB대우증권 사장은 씨티은행을 거쳐 메리츠종금증권 사장, KDB대우증권 사장을 거친 인물로 증권업계를 대표한다. 특히 이번 선거 직전까지 대형 증권사의 최고경영자(CEO)를 맡아 전문성과 시장과의 소통능력이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 후보들 중 가장 최근까지 현직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최신 시장의 흐름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시장 관계자들이 원하는 협회 역할도 잘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은 운용사를 대표할 수 있는 인물로 다양한 경험이 강점이다. 한국거래소·신한은행을 거쳐 신한BNP파리바운용으로 자리를 옮기며 대표적인 금융회사를 두루두루 거쳤다. 또 조흥은행과 신한은행의 합병, BNP와의 제휴 등 굵직굵직한 사안들을 직접 챙기며 정책당국과도 호흡을 맞췄다. 운용사들의 표심이 최 전 사장에게 쏠릴 경우 당선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황 전 KB금융지주 회장은 다양한 경험과 입법 활동 능력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KB 외에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삼성증권·삼성투자신탁운용 사장을 거치며 인수합병(M&A)·구조조정 등 다양한 경영능력을 발휘해왔다. 그간의 경륜을 통해 구축한 넓은 인맥이 금융투자업계를 살리기 위한 입법 작업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후보들의 성과급 내려놓기도 관심사다. 김 전 KDB대우증권 사장과 최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은 협회장 평가제도를 도입하고 성과급을 없애거나 성과에 따라 연동돼 성과급을 받겠다고 공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는 그동안 650억원의 1년 예산 가운데 5억6,000만원을 협회장 연봉으로 지급해왔다. 협회장 연봉 중 기본급은 2억8,000만원이고 나머지 2억8,000만원은 관행적으로 지급해왔다. 한 자산운용사 사장은 "회원사들을 위해 사용해야 할 회비 중 거액이 협회장 연봉으로 쓰이는 데 대해 회원사들의 불만이 상당하다"며 "협회장의 특권 내려놓기도 회원사들에 강한 인상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