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이 이달 중 유엔(UN) 총회에 비회원 참관국(non-member obsever state)으로 지위를 승격해달라고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유엔 비회원 참관국이 된다는 것은 국제사회로부터 국가 지위를 간접적으로 승인 받는다는 뜻으로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를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향후 마찰이 예상된다.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11일(현지시간) 라말라에서 열린 야세르 아라파트 전 수반 사망 8주기 행사에서 “곳곳에서 압력을 받고 있지만 굴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이날 압바스 수반이 신청일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정부 관계자는 오는 15일이나 29일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15일은 팔레스타인 독립선언 15주년이 되는 날이며 29일은 유엔이 지난 1947년 당시 영국 통치하에 있던 팔레스타인을 이스라엘과 아랍 영토로 분리하기로 결정한 날이다.
팔레스타인은 지난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정회원 지위 승격을 신청한 바 있다. 하지만 미국의 반대로 안보리 15개 이사국의 합의를 얻어내지 못해 승격에 실패했다. 이에 이번에는 특정 회원국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는 총회로 방향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총회 193개 회원국 중 이미 130개국 이상이 팔레스타인을 독립국가로 인정하고 있는 만큼 총회 통과는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국과 이스라엘은 “국가 건립은 평화적 협상을 통해 성사돼야 한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압바스 수반의 대변인인 나빌 아부 루데이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매우 오랜 시간 전화통화를 하며 우리의 지위 승격 신청 계획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각료들도 팔레스타인이 승격을 신청할 경우 가할 수 있는 제재를 논의하기 위해 이미 회의를 가졌다고 이날 AFP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