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서민 울리는 '놀부 대통령'

올해 가장 큰 화두는 양극화 문제인 것 같다. 양극화 때문에 세금을 더 걷어야겠다고 한다. 신년 벽두부터 “요즘 양극화가 너무 심각하다. 우리 경제의 큰 문제는 양극화다”고 대통령 자신이 말하고 있다. 마치 자신은 책임이 없다는 말처럼 들린다. “양극화를 해소해서 중산층을 70%로 만들겠다”는 게 지난 2002년 노무현 대통령이 내건 대표적인 선거 공약이었다. 그 후 취임 연설을 시작으로 신년사, 국민과의 대화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빈부격차를 해소하겠다고 공언한 지 3년이 지난 지금 양극화가 해소되기는커녕 노무현 정부가 출범할 때보다 더 악화됐다. 이제는 빈곤층이 716만명으로 국민 7명 중에 1명꼴이다. 이들은 노무현 정부가 만들어낸 신 빈곤층이라고 해서 ‘노곤층’으로 불리고 있다. 빈부격차를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인 지니계수마저 3.48로, “분배는 안중에도 없이 성장 일변도였다”고 노무현 정부가 그렇게 비판해온 군사정권 시절의 2.8 내외보다 비교도 안되게 나빠졌다. 지니계수는 IMF 때 나빠졌다고 얘기하는데 98년의 계수 3.16은 그래도 지금에 비하면 양반이다. 정보화ㆍ세계화 때문에 양극화는 불가피하다고 하지만 정보화ㆍ세계화를 똑같이, 어쩌면 우리보다 더 많이 겪고 있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프랑스ㆍ미국ㆍ독일 등 15개 나라는 90년대 중반 이후 빈부격차가 확실히 줄었거나 최소한 현상 유지는 하고 있다. 즉 문제는 이 정부의 실력이다. 양극화가 심각하다는 대통령의 인식은 맞다. 그런데 복지 지출이 부족하다는 진단이 돌팔이 진단이다 보니 서민을 죽이는 ‘독약 처방’이 나왔다. 노무현 정부 들어 복지예산은 56%나 늘었다. 양극화를 해소한다고 돈은 유례 없이 썼는데 양극화는 유례 없이 악화됐다. 방법을 고치지 않고는 이대로 증세해서 복지 지출 늘린다고 양극화가 해소되지 않는다는 것을 노무현 정부가 지난 3년 동안 충분히 입증해준 셈이다. 한마디로 양극화의 주범은 노무현 정부, 양극화의 피해자는 서민이다. 양극화의 주범이 고쳐줄 테니 세금을 더 내라는 것은 제비 다리 분질러놓고 고쳐줄 테니 박씨 내놓으라는 놀부와 뭐가 다른가. ‘서민의 대통령’이라더니 서민만 울리는 노무현 대통령을 ‘놀부 대통령’이라고 부르고 싶은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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