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아시아 증시는 대체로 올랐다. 이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0.4% 오른 3,098.46에 거래를 마쳤으며 홍콩과 인도네시아도 1%에 못 미치는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다. 미국이 돈줄을 죄기 시작하면 급격한 자금유출에 시달릴 수밖에 없던 신흥국 증시가 연준의 금리동결 조치에 일단 한숨을 돌린 모양새다.
하지만 연준의 이번 결정이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경제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면서 상승폭은 제한적이었다. 여기에 언제 연준이 금리를 올릴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시장은 연준의 금리동결을 마냥 반기지는 않는 눈치다. 이날 일본 도쿄 증시에서는 "연준이 금리를 못 올릴 정도로 세계 경기가 둔화되고 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리면서 닛케이지수가 1.98% 하락 마감했으며 전날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소폭 하락했다.
신흥국 통화도 연준의 금리동결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브라질 헤알과 터키 리라, 인도네시아 루피아 등의 통화가치가 연준의 발표 이후 잠깐 상승했다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전했다. 17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브라질 헤알화는 13년 만에 최저치를,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도 1998년 7월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클레이먼인터내셔널컨설턴츠의 게리 클레이먼 수석 파트너는 "(신흥국) 자금유출은 분수령을 지난 상태"라며 "이 같은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계 은행의 한 외환 전략가도 로이터통신에 "시장의 반응을 볼 때 위험자산은 다시 매도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부 신흥국 정부에서는 시장의 불확실성만 키운 연준의 이번 결정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하고 나섰다. 앞서 연준에 조속한 금리인상을 요구했던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의 미즈라 아디티야스와라 부총재는 "통화정책이 계속 혼란스러운 상태에서는 우리가 경제개혁을 수행하기 어렵다"며 신흥국 경제가 안정을 찾기 위해서는 미국 금리인상 시점의 불확실성이 먼저 해소돼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