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추진 조지워싱턴 항공모함을 서해로 보낸 미국이 중국의 대북 역할론을 강조하며 연일 중국을 몰아붙이고 있다. 미국은 28일부터 시작된 서해 한미 합동 군사훈련이 중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중국 측에 북한을 압박할 것을 강하게 주문하고 있다.
중국의 다이빙궈 국무위원, 양제츠 외교부장이 남한ㆍ북한ㆍ미국ㆍ일본 등과 방문 및 전화접촉을 하며 한반도 긴장 완화와 화해 분위기 조성에 나서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ABC방송 인터뷰에서 "중국은 북한이 국제적 규범을 준수해야 한다는 것을 명확하게 북한 측에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 행위는 반드시 대처해야 할 '현재진행형' 위협이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이번(연평 도발)은 지난 수개월간 우리가 지켜봐왔던 일련의 도발 가운데 또 다른 하나"라면서 "우리는 이번 공격을 강력히 비난하는 동시에 북한에 압력을 행사하도록 다시 한번 국제사회를 결집시켰다"고 밝혔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전쟁 이후 미국과 한국은 동맹이었다"며 "그런 동맹의 일환으로 우리는 한국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강력히 다짐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역할론에 대해서는 "중국은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국가"라면서 "우리는 이전에도 중국과 소통을 했듯이 앞으로도 소통할 것"이라고 밝혔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도 이에 앞서 지난 26일양 외교부장과의 전화통화에서 중국이 북한의 연평도 포격은 받아들일 수 없는 행동임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차관보는 "클린턴 국무장관이 양 외교부장과 장시간 전화회담을 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마이크 멀린 미국 합참의장은 28일 미 CNN방송의 대담 프로그램에서 중국이 북한의 태도를 바꿀 수 있도록 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김 위원장은) 우리가 신뢰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니다"라고 단언한 뒤 "그것이 바로 중국의 리더십이 중요한 이유이며 지금 북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나라가 있다면 그건 바로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멀린 합참의장은 "중국이 왜 북한을 더 강하게 압박하지 않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중국은 김 위원장을 통제하려 하고 있지만 과연 통제 가능한지 확신이 안 간다"고 말했다. 멀린 의장은 연평도 포격과 천안함 침몰사건이 모두 김 위원장의 권력승계와 관련돼 있다며 "김 위원장은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서만 예측 가능하고 일관된 인물"이라고 비꼬면서 나쁜 행동으로 보상을 받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