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인식 기술(RFIDㆍ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이 유통ㆍ물류 산업의 생산성 향상의 첨병으로 각광받고 있다. 만만치 않은 투자비와 효율성 검증 등을 이유로 세계적으로도 RFID의 보급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상태이다. 하지만 RFID는 향후 유통ㆍ물류는 물론 산업ㆍ의료ㆍ교통 등 각 분야에서 혁명적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RFID의 잠재력을 살펴보고 보급 및 수요확대에 앞장서고 있는 민간 기업 및 기관을 찾아 활용실태를 점검한다. 세계 최대기업이자 유통업체인 미국의 월마트는 지난 2004년 시범적으로 100개 매장에 RFID 기술을 적용했다. 투자에 따른 효과가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단행한 이 ‘도박’은 대박으로 돌아왔다. 창고에서 매장 선반까지 상품을 공급하는 시간이 절반 이상 단축됐으며 고객의 수요를 제대로 예측못해 발생하는 결품률은 30% 이상 줄었다. 과잉주문과 재고품절율도 10% 이상 감소했다. 월마트는 RFID를 경쟁력 제고의 첨병으로 보고 올해 1,400개 매장으로 RFID 적용을 확대한다. 또 공급업체 700개에도 의무화할 방침이다. 월마트가 미국 내 RFID 전도사로 나선 것이다. 무선인식기술인 RFID가 기업경영에 혁명을 몰고 오고 있다. 무선주파수를 이용해 상품을 식별하는 RFID는 상품에 부착하는 태그(Tag)와 이를 판독하는 RFID 리더기, 둘을 통합해 데이터로 처리하는 소프트웨어 등 크게 3가지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RFID는 회사의 출입통제, 교통카드, 공장의 물품확인, 도서관 서적관리 등에 활용되고 있지만 아직 미미한 수준. 유비쿼터스 시대를 선도하기에는 턱없이 못 미친다. RFID 보급이 걸음마 단계에 머물고 있는 것은 시스템을 갖추기 위한 초기 투자비가 적지 않은 반면 경쟁 상대인 ‘바코드’에 비해 효용이 얼마나 클지 정부나 기업이 정확하게 가늠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RFID가 가져올 경영시스템의 변화 자체가 새로운 도전이어서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측면도 강하다. 그러나 월마트의 사례처럼 RFID의 효용이 눈에 띄게 드러나는 유통과 물류 분야를 시발점으로 RFID의 경쟁력이 두드러지면 바코드는 집 전화처럼 역사의 무대 뒷편으로 사라질 것이 분명하다. 예를 들어 태그와 리더기 간격이 10m 이내만 되면 원격 정보검색이 가능해 할인점에서 계산을 위해 물건을 장바구니에서 ‘뺐다, 넣었다’ 할 필요가 없어진다. 계산대를 지나면서 자동으로 물건 금액이 뜨기 때문에 소비자는 대기 시간이 줄고 할인점 입장에선 효율적 경영이 가능해진다. 이는 RFID가 촉발할 변화의 극히 일부분으로 향후 산업과 생활현장 곳곳에서 RFID의 보급은 휴대폰처럼 급속히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호원 산업자원부 미래산업본부장은 “RFID는 경영과 생활의 효율성을 높이고 시간과 인건비 절감 등 효과가 커 매우 유망하다” 며 “국제적으로 RFID가 급속히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 등 선진국이 RFID 보급에 팔을 걷으면서 경제성 역시 빠르게 호전되고 있다. 구성진 유통물류진흥원 본부장은 “2~3년 전만 해도 태그 한개당 가격이 1달러에 달했지만 지금은 10센트에 불과하다”며 “태그 개당 가격이 1센트 밑으로 하락하는 것은 시간문제로 이때가 되면 RFID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칠 산자부 유통물류팀장은 “초기 시장창출과 수요확대를 얼마나 앞당기느냐에 따라 RFID의 세계시장 판도가 결정될 것”이라며 “혁신의 도구로 RFID를 적극 활용해 산업자체는 물론 기업 경영 전반의 효율성을 높여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