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타이어업체 미쉐린이 한국타이어 지분율을 6.3%까지 끌어올려, 향후 미쉐린이 한국타이어 경영권에 위협을 가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다만 한국타이어 최대주주가 공식적으로 35%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에서 만에 하나 지분 경쟁이 벌어져도 미쉐린측에 승산은 없을 것이라는게 시장의 중론. 때문에 미쉐린이 당장 적대적 인수ㆍ합병(M&A)에 나서기보다는 지분을 매개로 한국타이어와의 제휴 확대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삼성증권은 22일 미쉐린이 최근 한국타이어의 2대 주주로 자리잡은 것은 가급적 많은 지분을 확보해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서라며, 경우에 따라서는 해외의 주요 주주와 연대해 경영진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쉐린은 지난 2003년 한국타이어와 제휴를 맺은 이래 지분을 4.9%까지 매집했으며, 최근 한국타이어가 미쉐린에 대한 제3자배정 방식으로 200만주를 유상증자함에 따라 지분율을 6.3%까지 끌어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조양래 회장과 특수관계인 등 최대주주 지분은 35.2%로 높은 편이지만, 외국인 지분도 47.22%에 달해 전혀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닌 셈이다. 특히 미쉐린은 지난 6일 자전거래를 통해 외국 기관으로부터 지분 400만주(2.67%)를 일거에 획득,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한국타이어의 경영권이 실제로 위협 받는 일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03년 제휴를 통해 미쉐린은 10%까지 지분을 인수할 수 있도록 양해를 받은 상태인데다, 대주주와의 지분 경쟁을 벌이더라도 승산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송상훈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자사주를 포함한 최대주주 지분은 35%대이지만, 기타 주주 중에도 10% 이상의 우호지분이 있을 것으로 추정돼, 실제로는 현 경영진이 47~48%의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안수웅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은 “한국타이어는 이번 주총에서 정관 변경까지 하면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해 사실상 미쉐린의 지분 확보를 도와줬다”며 “유럽 시장에서 미쉐린의 유통망을 이용하기 위한 포석에서 지분을 넘겼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안 애널리스트는 “지난 6일 자전거래에서 지분 매입가격이 유상증자 배정 금액과 같았다”며, “이 거래 역시 한국타이어가 물밑에서 도와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타이어 입장에서는 미쉐린을 통한 브랜드 가치 제고와 해외시장 유통망 확보가, 미쉐린으로서는 원가경쟁력이 높은 한국타이어의 저렴한 제품을 가급적 많이 확보하는 것이 관건인 만큼, 경영권이 위협 받지 않는 한도에서 지분을 내주는 윈-윈 전략을 펼쳤다는 분석이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여러 정황을 감안할 때 미쉐린이 판매망을 부분적으로 개방하고 한국타이어는 미쉐린에 대한 타이어 공급을 늘리는 우호적 제휴 관계를 더욱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타이어 주가는 ‘미쉐린 지분매입 효과’가 이어지면서 이날 폭락장세에서도 소폭의 오름세를 보여 1만3,800원에 장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