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판교 환풍구 추락 참사] 6명 출국금지… 이데일리 "책임지겠다"

경찰 "현장에 안전요원 없었다"

경기과기원 등 20여곳 압수수색… 주최자 논란은 추가 조사하기로<br>순찰차·교통 경찰차 3대만 배치… "경찰도 안전관리 소홀" 지적도

곽재선 이데일리 회장이 19일 성남시 분당구청에서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 유가족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환풍구 추락사고로 2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성남 판교테크노밸리 축제 현장에 안전요원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행사 주최측인 이데일리의 경영진은 "책임질 일이 있으면 지겠다"며 피해자 가족들과 협의에 돌입했다.

경기지방경찰청 판교 추락사고 수사본부는 19일 브리핑을 통해 "참고인 진술을 볼 때 축제 계획서에는 안전요원 4명을 배치하는 것으로 돼 있었지만 애초에 안전요원은 없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어 "안전요원으로 등재된 경기과학기술진흥원 직원 4명도 자신이 안전요원인지조차 모르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이데일리, 경기과학기술진흥원, 경기도, 성남시 등 행사 관계자와 야외광장 시설 관리자 등 20여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조사 결과 축제 현장에는 과기원 직원 16명이 기업 홍보활동을, 11명이 무대 주변관리 및 이벤트 행사진행을 맡고 있었고 행사 사회자 2명을 포함한 이데일리 측 11명이 공연을 담당하고 있었다. 이들은 안전관리 교육을 받지 않았고, 사전에 안전요원 배치 현황에 대해 모두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과기원 직원 4명은 안전요원으로 분류돼 있었지만, 자신도 이 사실을 모른 채 현장에 배치됐다는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또 진실공방이 예고된 '주최자' 무단 명기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된 내용을 공개했다.


경찰은 "과기원 본부장은 성남시가 행사와 관련해 이데일리에 500만원을 지원하기로 한 것과 과기원이 경기도 산하기관이란 점을 고려, 공동 주최자로 경기도와 성남시를 명기하기로 하고 사업계획서를 결재한 바 있다고 진술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공연 예산은 당초 2억원으로 책정됐으나 7,000만원으로 축소됐고, 예산은 과기원 3,000만원, 성남시 1,000만원, 기업체 등 3,000만원으로 조달할 계획이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며 "하지만 성남시 측은 '지원 계획이 없었다'고 진술하고 있어 앞으로 사실관계를 더 조사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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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이날 수사관 60여명을 투입해 이데일리와 이데일리TV, 행사장 관리업체, 경기과기원, 성남시 분당구 과기원 판교테크노밸리 지원본부 등 2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관련자 6명은 모두 참고인 신분이지만 출국금지 조처됐다.

경찰은 신속한 수사를 위해 판교 추락사고 수사본부장을 경무관(2부장)에서 치안감(1차장)으로 격상하고, 수사관도 17명 증원한 89명을 투입했다.

곽재선 이데일리 회장은 이날 오전 성남시 분당구청에 마련된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 대책본부를 찾아 남경필 경기도지사, 이재명 성남시장과 만나 40여 분간 사고수습 방안 등 대책을 논의했다. 곽 회장은 "오늘부터 사고대책본부에서 피해자 가족들과 협의를 시작했다" 며 "행사 주관사로서 책임질 일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데일리는) 보상 부분을 포함해 모든 것을 대책본부에 위임해 그 결정에 따르겠다"며 "이데일리와 별개로 제가 가진 장학재단을 통해 이번 사고로 숨진 사람들의 가족 자녀의 대학까지 학비를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행사 안전대책을 계획한 경기과기원 오모(37)과장이 18일 오전 사무실 10층 옥상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오 씨는 SNS에 담긴 글을 통해 "희생자들에게 죄송하고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의 짧은 글을 남긴 것으로알려졌다.

한편 경기도는 이번 참사를 계기로 도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도내 31개 시군 부단체장이 참석한 가운데 재난안전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지역 축제·공연·행사장 △유·도선 △겨울철 재난 취약시설 △어린이놀이시설및 승가기 시설등에 대해 안전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축제의 경우 5만명 이상 대규모 축제 6개와 순간 최대 관람객 3,000명 이상 또는 폭발성 물질을 사용하는 지역축제 5개 등 모두 11개 축제를 특별 점검한다.


윤종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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